신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의 철퇴를 맞았으나, 여야 가릴 것없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반드시 실현돼야 할 `지상명제’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에서 `제3의 길’로 거론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행정수도의 대안으로 `행정타운’ `행정특별시’ 등 규모와 성격 등을 변형시키는 단선적인 구상보다는 전국단위로 함께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행정구역개편이라는 `거대담론’을 얘기해 볼 때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이런 주장은 신행정수도 문제에서 훨씬 홀가분한 한나라당에서 먼저 나왔다. 현행 16개 시도와 235개 시·군·구를 통합해 인구 80만~100만명 정도의 광역자치시 50개 내외로 전국의 행정판을 다시 짜자는게 주요 내용이다.
또한 인사·재정·조세·경찰·교육·사법권 등 중앙정부 권한을 광역자치단체로 대폭 이양해 전국단위의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실현하자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지난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이 같은 주장은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 대체로 공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6월 한나라당 정치개혁특위 권오을 위원장도 박근혜 대표에게 “현행 3단계 행정구역을 2단계로 축소 개편토록 추진해야 한다”면서 “특히 600년을 이어온 도(道)라는 광역행정구역에 대한 재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반응은 크게 두갈래로 갈린다.
충청권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여당의 의원들은 일반론적인 차원에서 행정구역 개편론에 긍정적이다.
`행정타운’ 등 신행정수도 건설의 대안과 함께 행정구역을 개편한다면 국가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인 셈이다.
안영근 의원은 “행정타운 등 지역균형발전 방안과 동시에 행정구역 개편을 병행한다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행정구역 개편 논의의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행정수도를 이전하지 않고 단순히 행정구역만 개편한다면 국가 균형발전을 이룰 수 없다”며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을 전제로, 도를 없애고 행정단계를 한 단계 축소하는 행정구역 개편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병호 의원도 “중앙정부의 모든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기는 것은 국민들이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행정효율성 측면에서 일제시대 만들어진 다단계 행정구역을 축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충청권 출신인 김종률 의원은 “행정구역 개편론은 제도의 본질을 비켜가는 것이고, 충청권 민심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참여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신행정수도 건설은 국민투표 건설을 통해서라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행정구역 개편론을 들고 나와 신행정수도 건설의 필요성과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비판을 `물타기’하려는 시도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정치권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된다면 열린우리당도 신행정수도 건설의 광범위한 대안의 하나로 행정개편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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