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발의시동’ 野 ‘실력저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0-18 18: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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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4대개혁입법' 당론 확정 열린우리당은 지난 17일 이번 정기국회내 처리할 이른바 `4대 개혁입법’ 문제와 관련해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확정하고, 발의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상임운영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남은 것은 국회통과 과정인데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실력저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나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대표는 이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법을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또 “집권당이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이 없는, 국가체제를 흔드는 것에 온통 집중해 정치권과 나라를 혼란으로 밀어넣는 잘못을 하고 있다”며 “야당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몸으로라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도 “여당이 국보법 형법 대치 등 4개 국론분열법을 확정한 것은 국민과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하고 “국민여론과 국익을 제1원칙으로 해 문제를 처리하고, 정권이 날치기로 처리한다면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기존의 당론에 따라 사안별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국회 심의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안

열린우리당은 국보법을 폐지하는 대신 형법에 규정된 내란죄와 간첩죄 부분을 개정 내지 보완하는 것을 당론으로 최종 확정했다. 국보법에서 반국가단체를 정의하는 2조 중 `정부참칭’ 부분을 비롯해 대표적인 반인권조항으로 지적돼온 잠입탈출(6조) 찬양고무(7조) 회합통신(8조) 불고지(10조) 규정을 보완없이 삭제했다.

대신 국보법 폐지시 안보공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한편 현행 국보법의 반국가단체 구성 및 가입행위 처벌(3조)이 어렵다는 보수층의 지적을 수용, 국보법상 관련 규정을 형법상 내란죄에 넣어 보완했다.

지난 12일 ▲외환죄를 보완하는 2안 ▲내란죄와 외환죄를 동시에 보완하는 3안 ▲`국가안전보장특별법’을 제정하는 대체입법안과 함께 제시된 `내란죄를 보완하는 1안’이 폐지안으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폐지안은 기존의 반국가단체 대신 `내란목적단체’라는 개념을 도입, 형법 87조(내란죄)를 집중 손질한 것이 주된 내용이다.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는 처벌한다’는 현행 형법 87조 내란죄에 `내란목적단체조직’(87조2항) 조항을 신설, 국보법의 `반국가단체’ 조항을 대체했다.

87조 2항은 특히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고자 폭동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를 내란목적단체로 적시하고, 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를 처단하도록 했다.

남북협력교류 시대를 맞아 북한에 대한 `정부참칭’ 조항을 철폐하자는 주장과 남북대치 현실에 맞춰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행위를 계속 처벌하자는 주장을 동시에 해결한 셈이다.

당초 개정안에는 `폭동’ 부분이 없었으나 국헌문란을 위한 단순한 단체 구성을 내란죄와 같이 처벌하는 것은 전통적인 내란죄 개념에 반하고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단체의 구성요건을 강화했다.

폐지안은 또 현행 형법 98조에 `적국을 위해 간첩하거나 군사상 기밀을 누설하는 자’를 간첩으로 규정하던 것을 `외국 또는 외국인 단체를 위해…’로 바꿔 간첩죄를 외국 테러단체를 위한 간첩행위로 그 범위를 넓혔다.

이 같은 폐지안은 북한을 국보법상 반국가단체에서 형법상 `내란목적단체’로 사실상 대체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해당 단체의 구성 요건으로 `폭동 목적’을 명시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법적 거부감을 상당 부분 줄였다는 평가다.

해석 여하에 따라 우리나라를 테러대상국으로 지정한 알 카에다와 같은 해외 테러단체도 내란목적단체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란 해석은 아직도 유효하다. 따라서 남북 합의서 등의 효력을 규정한 남북관계법과 상호 충돌할 여지가 없지 않다.

지난 16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내란목적단체 조항에 대해 “반국가단체 조항의 변종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기존 국보법의 독소조항인 반국가단체 개념보다 더 확대된 개념”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헌법의 국토조항에 따라 외국으로 인정할 수 없는 북한을 위한 간첩행위를 간첩조항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법리적 차원의 논쟁을 떠나 국보법 폐지가 남북이 대치하는 현실과 맞는지부터가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부참칭, 불고지, 찬양고무 조항에 대한 대폭 개정 또는 삭제와 국보법 명칭 변경은 있을 수 있으나 법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은 노동당규약 등에서 우리나라를 미제국주의에서의 해방, 즉 적화 대상으로 삼고 있는 북한의 현실에 비춰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또한 명칭 변경 등의 대체입법이 국민 정서를 고려하는 차원에서 적절하다는 당론을 제시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완전폐지를 주장하며 `개혁공조’ 파기를 거론,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여당이 국보법의 악법적 조항을 형법보완으로 이전·존치시키려는 것은 막연한 불안을 핑계로 스스로 인정한 시대적 과제를 피해가려는 비겁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과거사기본법

과거사기본법의 정식 명칭은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기본법안’이다.

대통령 추천과 국회 동의를 거쳐 임명된 13명의 위원으로 국가 기구인 진실과화해위원회를 구성, 과거사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조사활동을 벌이도록 했다. 위원회의 활동기간은 4년이며 2년간 연장이 가능하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범위는 1945년 광복 이후부터 한국전쟁 전후에 발생한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1948년 건국 이후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사망 등 인권침해사건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이다.

이에 따라 한국전쟁 전후의 양민학살 사건, 인혁당, 통혁당, 민청학련 사건, 유서대필 사건 등이 조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제 및 권위주의 정권으로 인해 왜곡되거나 규명되지 않은 항일독립운동사는 국가보훈처의 좌익계열 인사에 대한 서훈작업과 상당 부분 중복된다는 이유로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위원회가 강력한 조사권을 갖는 것도 특징이다. 장관급인 위원장이 국무회의와 국회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고, 관련기관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다.

이밖에 통신자료요청권, 동행명령권, 재정신청권, 청문회 개최권도 부여받았다. 동행명령을 거부하는 피조사인에게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은 조사범위를 `권위주의 통치’로 제한하고 위원회의 조사권이 초안보다 약화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조사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계좌추적권인 금융거래자료 요구권과 공소시효 정지 권한을 부여하고 동행명령에 불응할 경우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보수단체들 역시 해방 후 북한 정권에 협력한 좌익세력의 테러행위, 민주화운동을 가장한 이적행위를 규명할 수 없다며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또 위원회의 국가기구화에 반대, 관련 지식과 전문성을 검증받은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으로 조사대상 및 범위를 불특정한 것도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대선 등 주요 정치적 고비 때 위원회가 여당의 의도에 따라 구여권과 관련된 `과거사’를 조명하려들 경우 선거판도에 미칠 정치적 파장이 클 것이란 우려에서다.

◇사립학교법 개정안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사립학교 재단의 독점적 학교운영에 따른 폐단을 줄이기 위해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 재단이사회에 대해 교사·학부모의 참여 및 견제를 보장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에 따라 현행 7명 이상인 이사회를 9명 이상으로 늘리고, 교사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이사 정수의 3분의 1 이상을 추천하도록 했다. 또 이사회의 친인척 구성 비율을 현행 3분의 1에서 4분의 1로 낮추고 이사장의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의 학교장 임용도 금지했다.

개정안은 또 현행 자문기구인 학교운영위를 심의기구로 격상해 학교장이 편성한 학교예산에 대한 심의 권한을 부여하고, 개방형 이사 추천시에도 재단과의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도록 했다.

당초 개정안에는 학교운영위가 개방형 이사를 추천할 경우 `학교법인과 협의해야 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할청의 조정결과에 따른다’는 단서 조항이 있었지만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따라 삭제됐다.

개정안은 또 교원인사위원회와 교원징계위원회에 교사회 또는 교수회가 추천하는 인사가 3분의 1 이상 포함되도록 의무화하고, 인사 및 징계시 교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비리를 저지른 이사 및 학교장이 학교로 복귀하기 위한 경과 기간은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고, 복귀에 필요한 경과기간 만료 후에도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도록 요건을 강화했다.

다만 우리당은 피고용인인 교사가 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교사의 이사 진출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고, 대학의 학교운영위격인 대학평의원회에 대해서도 고등교육법에 규정돼 있는 데다 관련법에 구체적 비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란 점에서 재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현재 재단이 행사하는 교직원 임면권 문제에 대해 여권이 당초 교장에게 부여하려는 방안을 철회한 것에 대해 전교조와 시민단체, 민주노동당은 “현실과 어정쩡하게 타협한 개악”이라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은 “여권이 90% 이상 국민의 희망과 달리 교직원 임면권에 대한 당초 방침을 철회하는 등 철저히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이 법안에는 학교를 민주화하고 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에 대해 `책임경영’ 실종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사학의 자율성에 기초해 투명성 장치를 보완하는 쪽으로 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모든 사학을 비리사학으로 간주해 규제하려고 할 뿐 사학을 건전하게 육성하려는 자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민주당도 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을 4분의 1로 낮춘 데 대해 “형평성을 고려하자는 교육부의 안대로 현행 3분의 1로 하는 것이 낮지 않겠느냐고 본다”(이상열 원내수석부대표)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언론관계법

여당이 마련한 언론관계법은 정기간행물 등록법을 대체하는 `신문 등의 기능보장 및 독자권익 보호 등에 관한 법안(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안,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법안 등 3가지다.

이들 중 유력지의 여론시장 독점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상의 개념인 `시장점유율제’를 도입한 신문법이 핵심 법안이다.

한 신문이 전체 시장의 30%, 상위 3개 신문이 60% 이상을 점할 경우 이들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해 규제한다는 내용이다.

또 일간신문의 지면에서 광고비율이 5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매년 신문사의 경영자료를 문화관광부장관에게 신고토록 했다.

방송법 개정안도 공중파 민영방송사의 대주주가 바뀔 때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승인을 얻지 못한 주식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함으로써 공공성을 띤 민영방송의 무분별한 경영세습을 차단했다. 민영방송에 대한 재허가 요건도 강화해 재허가 취소 절차를 명문화했다.

언론피해구제법은 언론사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측의 손해배상액 입증 책임을 대폭 완화한 게 특징이다.
원고가 피해액의 산출 근거를 제시하도록 한 의무규정을 없애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법원이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사자(死者)에 대한 인격권 보호조항이 신설됐고, 언론중재위원회의 권한도 강화해 중재의 기존 범위를 손해배상청구로 확대했다.

하지만 상위 신문 3사에 대한 시장점유율제, 신문사의 경영자료 신고제 및 광고비율 제한 등이 한나라당과 해당 언론의 반발을 사고 있는 쟁점 사항이어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점유율 제도에 대해 한나라당 언론발전특위위원장인 정병국 의원은 “독자에게 강제로 신문을 끊도록 하겠다는 말이냐”면서 “논리에 맞지도 않고 시행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경영자료 신고와 광고비율 제한도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전반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신문의 재정난을 가중하고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문광위의 우리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프랑스도 점유율이 30%를 넘으면 형사처벌을 받고 영국은 25%, 독일은 20%를 넘으면 처벌 등 불이익을 받는다”며 “점유율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가격인상 등에 대해 공정거래법상의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개혁의 상징처럼 여겨져온 `신문 소유지분 제한제’가 도입되지 않고, 민영방송 소유지분을 현행 30%로 유지한 데 대해서도 시민·언론단체와 민주노동당이 “개혁후퇴”라고 반발하는 등 비판론이 거세다.

언론피해구제책으로 검토됐던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되지 않은 것도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여당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의총에서 `불량만두’ 파동 같은 식품위생 사건 등 특정 사안에 대해 징벌 배상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조속히 입법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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