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승계후 2개월째를 맞는 이 의장은 원외인 탓도 있지만 나라 안팎을 넘나들며 각종 모임과 토론회 등에 적극 참가해 우리당의 정책과 철학, 비전을 세일즈하는 데 여념이 없다.
이에 반해 원내사령탑인 천정배 원내대표는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에 걸맞게 안살림을 도맡아하면서 국가보안법과 과거사기본법 등 4대 개혁과제를 따지고, 점검하며 하나의 통일된 의견을 견인해 내는 작업에 열중이다.
외향적이며 `액션’이 큰 이 의장과 물샐틈 없는 성격의 천 원내대표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절묘하게 당을 추슬러 정해진 지향점으로 이끌고 가고 있다는게 당 안팎의 평가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두 사람이 동시에 뉴스메이커가 되는 경우도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경쟁심에 따른 `혼선’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는게 사실이다.
일례로 지난 19일 이 의장이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나가 열심히 자신의 주장을 펴고 있던 시간에 천 원내대표는 4대 입법 가운데 가장 관심이 큰 국보법 폐지와 관련한 후속 대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의장이 천 원내대표의 발표로 다소 불편해 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정기국회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사소한 갈등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서로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개혁입법 계획은 11월 국회 심의에 맞춰 실용적인 차원에서 발표하는 것이며 다른 생각은 없다”며 천 원내대표의 회견을 확대해석하려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부대표는 “이 의장은 측면에서 원내를 잘 지원해주고 있고 때론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 원내 지도부에게 협상의 공간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양자의 관계가 미묘하게 보이는 것은 당지도부 개편이 이뤄지는 내년 전당대회의 틀 속에서 두 중견 정치인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의장이나 천 원내대표는 각기 맡은 일을 성심성의껏 추진하고 있을 뿐인데, 공교롭게도 일정이 겹치거나 미묘한 시각차이가 노정되는 일이 마치 경쟁관계를 의식한 행동으로 부풀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장의 한 측근은 “이 의장이 하루 1차례 정도 천 원내대표와 통화하면서 서로 충분히 의사를 조율하고 있다”며 “두 분이 원래 경쟁할 관계가 아닌데다 이 의장이 원내대표 경선에 나갈 것도 아니고, 내년 전당대회에 나갈 생각도 없는데 뭘 갖고 경쟁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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