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감초반 정쟁중심 자성… 중반전략 기조 수립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0-10 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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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정책감사 당력집중… 이념공세 최소대응

한나라 생산적 대안제시로 ‘수권정당’ 면모 부각

민노당 “정쟁으로 치닺는 사태 철저히 차단”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의 초반전은 근현대사 교과서의 이념편향 논란을 비롯한 색깔공방, 국가기밀 유출 논란, 여야간 윤리위 맞제소 등으로 얼룩졌다.

국감일정의 3분의 1을 넘긴 10일 여야는 국방위, 교육위 등 일부 상임위 파행사태의 책임을 상대당에 돌리면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으나,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던 국민은 민생을 뒷전에 둔채 정쟁 중심의 `고공전’에만 몰입한 정치권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매겼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대안 제시와 균형추의 역할을 자임했으나, 수적 열세의 한계에 부딪혀 자신들의 존재를 충분히 부각시키지 못했다는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열린우리당은 이 같은 따가운 국민의 시선을 의식, 금주부터 이어질 국감 중반전에서 야당의 이념공세에 대해선 최소한의 수준에서 대응하고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여당으로서 정책감사에 집중하며 소속 의원들의 개인기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국감 초반 안보·정체성 등의 쟁점에 묻혀 민생경제 파탄과 사회안전망 붕괴 등의 문제가 부각되지 못했다고 보고 경제정책 실패 등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정책대안 제시를 통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이는 데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 열린우리당= 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이 근현대사 교과서의 이념 편향 문제 제기와 안보 관련 기밀누설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념 공세를 편 데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해냈다고 자평했다.

이부영 의장은 “우리당은 정책·민생 국감을 위해 노력했으나 한나라당이 국감전략상 정부여당을 반미친북용공 세력이라고 매도하면서 작심하고 나왔다”면서 “일단 야당의 무리한 색깔 공세가 꺾인 것으로 보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 공방으로 인해 국정 전반에 대한 차분한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국민에게 달라진 국회상을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과 자성론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정치쟁점에 대한 확전을 자제하고 금주에 속개되는 국감에서 경제관련 상임위 등을 중심으로 정책국감에 당력을 모으고, 개별 의원들의 참신한 대안 제시 등 활발한 의정활동이 최대한 부각될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공방의 전면에 나서는 것을 자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천정배 원내대표는 “우리는 정책국감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야당의 공격에 최소한의 대응만 해왔다”며 “몇몇 문제에 대해서는 합리성이라는 공통의 전제가 있다면 야당과 얼마든지 타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도 “국가기밀 누설, 색깔론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했고, 금주부터는 경제관련 상임위를 중심으로 좋은 활동이 있을 것”이라며 “야당의 이념 공세 등으로 달라진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처음 경험하는 이번 국감에 많은 기대를 걸고 준비해온 초선의원들은 국감 초반전이 이념공방 등으로 변질된 데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화영 의원은 “고품격국감, 대안국감을 하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으나 국감이 여야간 대립의 장으로 전락하는 아픔을 겪었다”면서 “그러나 많은 것들이 나아지고 있는 점은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향숙 의원은 국감 초반 상황에 대해 “색깔론 등의 얘기가 나온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라면서 “국민도 인식을 달리해 정쟁을 일삼지 않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국회의원들을 주목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공방을 주도한 다선 중진의원들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정봉주 의원은 “여야를 포함해서 선배의원들이 과거의 국감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이쪽 저쪽 가릴 것 없이 초선의원들이 정치공세에 휘말려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 한나라당= 국감 초반 활동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전체적으로 현 정권의 실정과 좌충우돌식 실험적 국정운영의 폐해, 집권세력의 이념적 편향성 문제 등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이번 국감에 임하면서 ▲자유민주주의 훼손 ▲민생경제 파탄 ▲사회안전망 붕괴 ▲수도이전 졸속 추진 등을 4대 핵심 추궁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훼손과 수도이전 졸속 추진문제에서 성과를 거뒀다는게 한나라당의 평가다.

국방위 박 진 의원의 `한국군 단독 작전시 보름만에 서울 함락’ 지적과 교육위 권철현 의원의 `친북교과서 문제’ 거론을 비중있게 평가하고 있다.

국방위와 교육위에서 이들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국감이 파행되는 등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으나 여론의 관심과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 현 정권의 정체성 문제를 제대로 짚는 계기가 됐다는 것.

다만 현 정권의 무능을 국민들에게 단적으로 보여주는 민생경제 파탄과 사회안전망 붕괴 문제에 대해선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반성하고 있다.

당초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수권정당’의 면모를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 정치공방 때문에 차질을 빚었다고 판단, 중반이후 국감에선 대안제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중반 이후 국감에서 민생경제 파탄과 사회안전망 붕괴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것”이라면서 “특히 폭로를 통한 문제점 부각에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고 한나라당의 대안이 정책에 어느정도 반영됐는지 실증적으로 보여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 정권의 정체성과 관련된 안보 문제, 과거사 문제, 교과서 문제 등에 대한 지적도 계속해 나가며 현 정권의 무능과 이중성을 지적해 나간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정책국감이 자리 잡도록 하기위해 국감결과를 예산심의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정부 부처의 자료제출 거부 또는 불성실로 인한 국감부실을 막기 위해 `최악의 피감기관’을 선정해 예산심의 및 상임위 활동시 강력 대응키로 했다.

◇ 민주노동당= 원내진입 후 처음 맞는 국감이어서 기대와 의욕이 대단했던 만큼 그에 따른
실망도 컸다는 평가다.

국감이 초반부터 ‘교과서 편향’ 문제 등을 놓고 여야간 정쟁에 휩싸이면서 당의 입지가 축소되는 어려움이 있었고, 단순 폭로와 비방 등으로 국감이 진행되면서 오랜 기간 힘들게 준비해 만든 정책자료들이 외면받는 현실에 허탈감을 느꼈다는 것.

민노당은 그러나 시민단체와 개혁과제를 공동 준비해 국감에 반영하고, 국감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려 했던 사안들을 이슈화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고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민노당은 개별 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중반부까지 현재의 전략 기조를 이어가면서 국감이 정책과 상관없는 문제로 정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철저히 견제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조승수 의원단부대표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10명 의원들 모두 초심을 잃지않고 나름대로 잘해나가고 있다”며 “여야간 정쟁으로 국감이 파행하는 사태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 민주당= 여야간 이념 공방 속에 소수당의 한계를 절감했지만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조정자’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성을 느꼈다.

국감에 앞서 ‘민생·정책 국감’을 표어로 내건 만큼 초반 국감에서 ‘한건주의식 폭로’를 지양, 언론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차분히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감 중반부에도 이 같은 전략을 꾸준히 유지해 국민으로부터 ‘민생을 챙기는 중도정당’이라는 평가를 국감이 끝난 뒤에 받겠다는 전략이다.

김효석 정책위의장은 “다른 야당들처럼 일방적 비판만 하거나 일부 계층만 대변하기보다는 국민 전체를 위해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임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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