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국민불안감을 부추겨 정부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무책임한 국헌문란 행위”라며 박근혜 대표와 김 덕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고, 한나라당은 `친북 교과서 발언’ 및 `국가기밀유출’ 논란에 대한 여당의 공세를 “신공안정국 조성 의도”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여야대치가 가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감 초반부터 민생과 무관한 이념과 안보 논란이 초점으로 부상하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를 안고 출범한 17대 국회 역시 이전의 국회와 한치도 다를 바 없는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야당 의원들의 국가기밀 누설 논란과 관련, 한나라당 박 진, 정문헌 의원을 국회윤리위에 제소하는 한편 박근혜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종걸 원내 수석부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은 남북대치상황에 대해 국민의 안보불안감을 부추겨서 참여정부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두 의원에 대해 오늘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윤리위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작성해 의원에게 배포한 국정감사 대책 회의자료를 보면 우리당과 참여정부의 급진좌파 성격을 드러내서 정부 곤경에 빠뜨리라는 내용이 명백히 담겨있다”면서 “극도의 국헌 문란을 조장하고 국민 불안을 부추겨서 나라발전을 가로막으려는 한나라당의 행위는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며, 이를 총지휘한 박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부영 의장은 “야당 지도부가 군사기밀 폭로를 정당화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우며, 무책임한 태도”라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군사기밀 보호를 위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며, 한나라당 대표는 군사기밀 누설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현미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정책위 민생대책본부가 만든 국감대책자료는 9월14일 의원총회에 보고된 것으로, 당론으로 확정된 것”이라며 “따라서 이 지침에 따라 운영되는 국감에 대해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책임지고 사과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편향 교과서’ 논란과 관련, “논란이 된 교과서는 신한국당 정권때의 지침에 따라 만든 것인 만큼 김덕룡, 권철현, 박세일 의원 등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측근들부터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이날 국정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친북 교과서 발언’ 및 `국가기밀유출’논란에 대한 여당의 공세를 `신공안정국 조성용’으로 규정, 정면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한나라당 지도부는 여당의 `국가기밀 유출’ 공세에 대해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 `국감을 살벌한 분위기로 바꿔서 새로운 독재체제를 구축하려는 것’ `모든 수단의 동원해 응징할 것’ 등의 극단적인 어휘를 사용하면서 강력히 반발했다.
이는 여당의 문제제기를 `국감방해 활동’으로 규정했던 전날의 입장에서 대폭 강화된 것으로 국감초반 여야의 기싸움에 밀리지 않겠다는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표는 국감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여당의 공세에 대해 “야당이 (정부의)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알리는 것은 의무이고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런 상황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박 대표는 또 `친북 교과서 논란’에 대해 “교육현장에서 친북반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당내 특위 구성을 통해 교과서 뿐만아니라 참고서에까지 조사를 확대, 철저하게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
박 대표는 국가보안법 수호집회에 대한 정부 조사 방침과 관련, “국민의 정당한 시위를 조사하는 게 적법한 것인지, 촛불시위와 비교했을 때 형평성이 있는 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현정권이 야당에 이어 선량한 국민까지 탄압하려한다”고 주장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의 공세를 “야당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면서 “여당이 무모하게 하려고 한다면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수밖에 없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여당에서 기밀유출 논란을 제기하면서 `스파이활동’이라고 언급한 점을 거론, “국회의원이 간첩이냐”면서 “신공안정국을 조성해서 국회활동을 무력화시키고 정상적 활동을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사자인 박 진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질의에서 민감한 부분은 단 한 건도 인용하지 않았으며 국감 하루 전 정부측에 질의서를 사전에 제출했고, 국방부는 국감 당일 질의를 마칠 때까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정부여당이 이를 `국가기밀 누설’, `스파이행위’ 운운하는 것은 야당 국회의원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탄압하기 위한 정략적 의도이며, 당당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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