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수도이전 공방’ 난항 예고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0-03 18: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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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李시장 ‘관제데모’ 논란 추궁
한나라 “野단체장 탄압” 부당성 제기


국회는 4일 상임위별로 34개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착수하는 등 오는 23일까지 20일간 모두 457개 부처와 산하기관에 대한 국감에 들어간다.

특히 이번 국감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소위 `관제데모’ 논란 등 국정의 쟁점현안을 둘러싸고 여야간 그리고 국회와 행정부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우리당은 행자위와 건교위의 서울시에 대한 국감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을 상대로 행정수도 이전반대 `관제데모’ 논란문제를 추궁한다는 방침이나 한나라당은 `야당 단체장에 대한 탄압’이라고 반박하면서 수도이전의 부당성을 제기한다는 전략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지난 1일 지도부와 수도권 광역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수도이전 반대 당론 및 공동대응 방침을 재확인했고,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소속 기초단체장의 태풍 피해복구 예산 불법지출에 대한 진상규명 및 법적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공세를 취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야당의 잠재적 대권주자 3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모여 `천도(遷都)’ 방식의 수도 이전을 반대하고, 지역균형 발전과 지방분권을 추진하며, 충청권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강구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 등은 또 여권의 서울시 `관제데모’에 대한 진상조사와 안상수 인천시장의 `2억원 굴비상자’ 사건을 야당에 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규정하고 공동 대처하기로 했으나, 수도이전 문제에 대한 대안 등 각론에는 이견을 보였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추석민심은 먹고사는 것부터 해결해달라는 것이나, 여당은 수도이전, 보안법 폐지, 과거사 들추기 등 3대 정략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청와대가 말로만 공공단체를 지방으로 이전한다면서 수도이전에 반대하는 단체에는 불이익을 준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가권력을 국민이 반대하는 것을 호도하는 데 사용해선 안되며 국회특위를 구성해 제대로 논의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오전 국회에서 국감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야당의 폭로공세에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현미 대변인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한나라당이 간담회를 갖고 천도수준의 수도이전을 반대하겠다는데 누구도 천도를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충청도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거론했는데 원칙에 맞게 예산을 배정해야지 우는 어린아이에게 돈 주는 식으로 하는 것은 지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박병석 당 신행정수도특위 위원장은 “대안없는 반대는 국가의 혼란만 부추긴다. 중앙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지방정부가 반대한다면 국가가 존립할 수 있겠느냐”며 “예를 들어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종로, 중구, 성동구 중 한곳에서 반대하면 그 사업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우리당은 당초 이 시장을 국회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해 서울시의 하도급 문제를 추궁하려던 방침을 이날 철회했다.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은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법에 따라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정부와 법적 근거없이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예산을 전용하는 서울시의 행태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면서 서울시와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있다.

우리당은 특히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해 “대권후보 경쟁에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이 시장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공세의 초점을 이 시장에게 맞췄다.

이부영 의장은 최근 “이 시장이 벌써부터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당내 경선운동을 하는 것 같다”며 “이런 행동은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위해 국가정책을 역이용하는 것으로 이런 사고 양태를 가진 분들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갈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시장은 `정부는 행정수도를 홍보해도되고 서울시가 반대홍보를 하는 것은 안되냐’는 식인데 이는 엄청난 착각”이라며 “정부는 국회가 통과시킨 법을 집행하는 것이고, 서울시는 법적 근거없이 국민예산을 써가며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두가지 문제 사이에는 합법과 불법이라는 건널 수 없는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원회’ 장영달 위원장은 이 시장의 `예산지원’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내 갈등에 편승, 반대 급부를 노리고 오판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특별법에 따라 추진중인 수도이전에 반대하기 위해 예산을 불법으로 낭비하겠다는 식의 분별없는 자세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 소속인 정봉주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이 추락하고 수도이전 반대여론이 상승하자 이 시장으로선 지금이 버스대란 등 대중교통 혼란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호기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 때처럼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도 “대선경쟁에서 박 대표보다 약세인 이 시장으로서는 이번 기회에 수도이전 반대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해 유리한 위치를 잡아보려는 계산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 3인은 지난 1일 모임을 갖고 수도이전 공조 방안을 협의했으나 반대 원칙만 확인했을 뿐 대안 등 각론에 있어서는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고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천도(遷都) 방식에는 반대하며 ▲지역균형발전·지방분권을 추진하고 ▲충청권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강구한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간담회 후 “시도지사가 할 일이 많은 데 여당이 자꾸 정치판에 끌어들이려 한다”면서 “여당은 야당 같고, 야당은 여당 같다”며 당의 대응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당 정책위가 마련한 충청권 행정특별시 대안은 국가경영의 이중화를 초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충청권표만 의식, 임시방편적인 정책을 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당에 전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과천청사를 예로들며 “과천청사 장관들이 서울에 사무실을 따로두고 있지 않느냐”면서 “표를 의식하지 말고 국가미래를 위해서 충청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반대했다.

그는 또 작년말 국회에서 행정수도건설법을 통과시킨 것을 `원죄’라고 규정한뒤 “법 통과는 총선에서 표를 의식해서 한 것이고 이미 총선에서 심판받은 것이므로 원죄를 인정하고 털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손 지사도 “당에서는 수도이전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면 된다”면서 “과거에 한나라당이 행정수도건설법을 찬성해 준 것은 선거 때문에 한 것이니까 국민에게 이를 사과하자. 대안을 찾다가 당론자체가 흐지부지되는 것이 있어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손 지사는 또 “행정수도 이전으로 인한 국론분열에 따른 소모를 막기 위해 국민투표로 결판짓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 시장과 손 지사 모두 수도이전 문제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졸속 법통과에 대해선 이미 사과했다는 입장이며 법까지 통과시킨 마당에 선뜻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긴급회동을 통한 조율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와 이 시장, 손 지사는 `수도이전반대’라는 원칙만 공감했을 뿐 세부대응방안에 대해선 이견을 확인함에 따라 일사불란한 `찰떡 공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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