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정국대응 방식 相異 당분간 날선 대립 불가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9-30 18: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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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민생 진력모습 부각 한나라 對與공세 수위 강화 열린우리당의 정국 대응 기조에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규명, 신행정수도 건설 등 주요현안을 바라보는 여론이 예사롭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30일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 및 수도이전 공방과 관련해 국민청원운동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데 이어 `범국민연대투쟁’ 불사를 선언하는 등 대여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고 나섰다.

이는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민심탐방을 통해 민생경제 파탄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직전에 달했고 여권의 입지도 그만큼 위축돼있다는 자체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여야간 정국대응방식이 상이(相異)하지만, 이례적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동시에 대여공세의 선봉에 나섰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여야간 날선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추석의 민심은 “우선 먹고 살게 해달라”와 “제발 싸우지 말라”로 요약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민생 회복에 정치의 우선순위를 두고 소리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오는 11월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을 비롯한 과거사 관련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각종 개혁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여당으로서는 여간 곤혹스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30일 상임중앙위원회에서도 여당이 안고 있는 고민의 흔적이 여과없이 표출됐다.

이부영 의장은 “민심의 따가운 질책과 바람들을 받았다”며 “이번 정기국회에 추석 민심을 정말 그대로 잘 반영하고, 특히 민생과 관련한 법을 추진하는 데 조금도 소홀함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했던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은 언론인 교류 활성화를 강조한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사장과의 대화록을 소개하면서 “바로 이것이 여당, 여당의원으로서 열심히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추석연휴 직전 서울시와 한나라당 차기 대권주자들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붓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나라당 소속인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우리당의 공세도 다소 누그러진 듯한 양상이다.

수도이전 반대집회에 대한 서울시의 편법 예산지원 의혹과 관련해 당내에 구성된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는 이날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의원들에게 조사관련 업무를 이관했고, 이 시장 개인의 재산형성 의혹에 대한 제보 공개 등 조사 여부도 일단 국감 이후 검토키로 했다.

한나라당이 검토 중인 국민청원 운동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욕만 먹을 것”(민병두 기획위원장)이라며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당은 그 대신 민생에 진력하는 모습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30일 16개 상임위에 속한 초선 의원들이 `3신(3新 : 희망·대안·미래), 3불(3不 : 정쟁·폭로·갈등)’을 지향한다는 `새로운 국감’ 선언을 한 데 이어 상임위별 의원워크숍을 통해 국감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기조 변화의 배경에는 현재 여론으로는 정국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파주, 거창, 해남, 강진, 철원 등 오는 30일 치러질 기초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쉬운 곳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도 여권의 과감한 정국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10월에는 국감에 이어 지방선거가 있어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일단 11월 개혁입법 처리를 목표로 `정책국감’을 통한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 주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일단 정쟁에만 얽매이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의회 민주주의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싸우겠다”며 `합법적 투쟁’을 강조했다.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론을 등에 업고 논란이 되는 정국현안에 대해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의도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당은 보안법과 관련, 문제되는 점에 대해선 마음을 열고 논의가능하다고 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여당이 폐지를 강행하면 야당은 국가체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대여 총력투쟁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그때 파생되는 문제는 여당이 전적으로 져야 한다”면서 “(여당은) 보안법 폐지라는 오판을 하지 않기를 경고하겠다”고 `강한 톤’으로 언급했다.

전날 국민청원운동 추진을 내비치면서 대여공세의 포문을 열었던 김 원내대표도 “이 정권이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야당은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고 목청을 더욱 높였다.

한나라당이 한편으론 국민청원운동을 거론하면서 `범국민연대투쟁 카드’를 동시에 빼내든 것은 청원권이 헌법 26조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라는 점을 부각, 비판여론을 무마시키는 동시에 서명운동 등을 통해 여론을 몰아가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수도이전 반대 운동 예산지원 논란, 안상수 인천시장의 뇌물자진신고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여권이 수도이전, 국보법 폐지, 과거사 규명 등 3대 정략싸움을 위해 서울·인천시장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염창동 당사를 방문, 박 대표와 박계동 의원 등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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