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올리는 與野 ‘관제데모’ 공방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9-29 19: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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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이시장 대권욕에 이성 잃어"", 한나라 ""대권행보 연계 터무니 없다""" 여야는 추석연휴가 끝나는 30일부터 본격적인 ‘관제데모’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추석연휴 시작 첫날인 지난 25일 서울시장이 행정수도 이전 반대운동에 시 예산을 지원하겠다며 여권에 대한 공세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우리당은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법에 따라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정부와 법적 근거없이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예산을 전용하는 서울시의 행태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면서 서울시와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 시장의 수도이전반대 예산지원 방침에 대해 “서울의 수도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려는 중앙정부의 의사에 반대를 표시하는 것은 시민의 대표로서 당연하고도 필요한 일”이라고 적극 두둔하면서 조속히 국회에 수도이전특위를 구성하자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우리당이 이 시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추진하고 이 시장의 발언을 `대권행보’와 연계시키고 있는데 대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은 수도이전 반대집회에 대한 서울시의 예산 편법지원 의혹과 관련, 이명박 서울시장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한껏 높였다.

특히 우리당은 이 시장이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대한 시 예산 공식지원 의사를 밝히자 “대권욕에 눈이 어두워 이성을 잃었다”며 이 시장의 행보를 대권과 연결지으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임종석 대변인은 “이 시장뿐만 아니라 서울시 공무원과 시의원들의 자세가 `정부는 행정수도를 홍보해도 되고 서울시는 안되냐’는 식인데 엄청난 착각”이라며 “정부는 국회가 통과시킨 법을 집행하고 있는 것이고, 서울시는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일 때 통과시킨 법을 조직적으로 반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원회’ 장영달 위원장은 이 시장의 `예산 지원’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내 갈등에 편승, 반대급부를 노리고 오판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특별법에 따라 추진중인 수도이전에 반대하기 위해 예산을 불법으로 낭비하겠다는 식의 분별없는 자세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 소속인 정봉주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이 추락하고 수도이전 반대여론이 상승하자 이 시장으로선 지금이 버스대란 등 대중교통 혼란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호기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 때처럼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도 “대선경쟁에서 박 대표보다 약세인 이 시장으로서는 이번 기회에 수도이전 반대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해 유리한 위치를 잡아보려는 계산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일단 우리당은 추석연휴 직후 진상조사위를 가동, 서울시 `관제데모’ 의혹에 대한 행자부의 조사결과와 그동안 수집된 제보 등을 토대로 고발 검토 등 추가 대응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영 의장은 “벌써부터 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한 당내 경선운동을 하는 것 같다”며 비난했다.

이 의장은 이어 “이 시장의 행동은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위해 국가정책을 역이용하는 것”이라며 “이런 사고 양태를 가진 분들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갈 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의장은 “이 시장의 발언은 예산을 정해놓은 항목대로 쓰지 않고 정략에 따라 오·남용하거나 전용하겠다는 것이며, 마치 국가 예산을 자기 주머니에 있는 사사로운 용돈처럼 쓰겠다는 것”이라며 “공직자가 그런 의식을 가져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 정무위에서 서울시의 부당내부거래 의혹을 규명하겠다면서 이 시장의 증인 채택을 추진 중인 가운데 당내 일각에선 상당한 재력가인 이 시장의 재산형성 과정과 관련한 제보를 공개하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장영달 위원장은 “이 시장이 부를 축적할 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이 시장이 `수도이전 반대집회 예산지원’을 공개적으로 밝힌데 대해 공식적으로 지지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문제될 것이 없다”며 두둔하고 나섰다.

또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이 시장의 발언을 `대권행보’와 연계시키고, 이 시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유치한 발상”,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국가적 현안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선 우려를 표시하면서 “국민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수도이전 관련 국회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일본은 수도이전을 놓고 법에 따라 중앙정부와 도쿄도(東京都)가 많은 협의를 거쳤으나 우리나라는 일방적으로 눌러버렸다”면서 “주민들의 이익이 심각하게 훼손되면 시장은 당연히 의견을 표시하고 정치적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또 “정부가 수도이전 홍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사용했거나 내년까지 쓸 예산이 30억원 가까이 된다”면서 “중앙정부는 그렇게 해놓고 직접 이해당사자인 서울시가 의견을 표명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이 시장이 잘했다, 못했다고 얘기하기는 뭣하지만 서울시로선 수도이전 반대 예산을 지원할 명분이 있다”고 지적한 뒤 “국정홍보처가 서울을 폄하하는 광고를 내는 등 수도이전을 홍보하는데 서울시도 그것에 대해 방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서울시도 자기몫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청장 출신인 김충환 의원은 서울시의 수도이전 반대 예산지원에 대해 “시장도 시책추진비를 집행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서울시의 수도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려는 중앙정부의 의사에 대해 반대를 표시하는 것은 시민의 대표로서 당연하고도 필요한 일”이라고 가세했다.

특히 이 시장은 지난 24일 “세금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걷힌다. 정부가 수도이전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세금을 걷어다가 수도이전 홍보에 쓰고 있는 꼴”이라며 시의 수도이전 반대 예산 지원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했다.

이 시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서울시장을 제압해야지 수도이전 반대 여론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정부가) 판단했나보다. 그러나 잘못 건드렸다”며 다소 과격한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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