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특정인의 정치적 야심 때문에 국민혈세가 불법 전용됐다”며 이명박 서울시장을 비난하며 자체 진상조사, 국회 국정감사,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한 진상규명을 다짐했고, 한나라당은 “정부 여당의 근거없는 트집잡기”라며 22일 행정수도에 관한 당론을 발표키로 하는 등 천도(遷都) 성격의 수도이전 반대 여론을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정부 여당은 전날 이해찬 국무총리가 국무조정실에 실태 파악을 지시한 데 이어 이날 우리당이 장영달 의원을 위원장으로, 김영춘 서울시당 위원장과 유시민 경기도당 위원장을 부위원장으로 하는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섰다.
우리당은 내달초 시작되는 국회 행자위 국정감사에서 서울시의 관제데모 예산 지원 의혹에 대한 감사를 실시, 관련된 공무원들에 대해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
우리당 임채정기획자문위원장은 이날 기획자문위 회의에서 “노원구에서 추계 문화행사에 대한 서울시 지원금 2000만원중 580만원이 차량대여와 동원한 사람의 식대 등에 지출됐고 각 동에 30만원씩 지급한 것이 확인되는 등 불법 관제동원의 증거가 명백히 밝혀졌다”며 “국민 혈세를 수도이전 반대에 쏟아붓는 이런 작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서울시와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들은 증거 인멸과 입맞추기에 급급하고 있다”면서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진상이 밝혀져야 하며, 이번 국회에서도 서울시의 불법적인 예산 남용과 정치행위가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특정인의 정치적 야심때문에 국민혈세와 서울시 예산이 전용되고 있는 것은 용서할수 없다”면서 “사회는 전체적으로 민주화되고 있지만 한나라당과 일부 세력은 옛날 동원방식에 물들어 관제데모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종석 대변인은 “관제데모에 예산을 배정해 공무원과 국고보조를 받는 단체를 조직적으로 동원한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서울시가 부인하고 있다”며 “조직적인 공무원 동원에 대한 비디오 증거자료가 채집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이부영 의장은 전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가진 서울지역 지방의회 의원들과 간담회에서 “내일 모레(22일) 고위 당정협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 뒤 서울시장과 관계공무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 문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서울시에서 승용차 요일제 실시 명목으로 각 구에 내려보낸 예산중 2000만원을 관제시위하는 데 쓴다는 말이 있다”며 “이런 식으로 서울시를 운영하고 예산을 마음대로 쓰는 것을 내버려둔다면 정부도 아니고 여당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또 “어떤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서, 또 야당 내에 권력투쟁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관제데모를 해서 신행정수도반대를 부채질하고, 마치 그것이 주민들의 자발적 의지로 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데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면서 “만약 자치단체장 마음대로 시민들의 혈세를 마구 전용한다면 예산심의가 필요없으며, 이것은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의 의장이 느닷없이 수도이전 반대 관제데모설을 주장하고, 총리까지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는데 지도자들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는지 한심하다”며 “서울시장이 어떻게 산하 전 구청에 관제데모를 지시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권이 수도이전 반대 여론이 거세지니까 초조한 나머지 얼토당토 않은 트집잡기를 하고 있다”면서 “관제데모 운운하는데 더 큰 문제는 국민합의 없이 수도이전을 밀어붙이기 위해 관제 홍보를 하는데 쓸 데 없는 곳에 돈을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야당이 데모하라고 한다고 해서 데모하러 나오겠느냐”며 “정상적으로 서울시에서 예산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자세한 경위는 서울시에서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춘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열흘 전쯤에 승용차 자율제와 문화축제 때문에 교부금 5억원을 25개 구청에 2000만원씩 보냈고, 궐기대회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수도이전반대 범국민운동본부도 전날 열린우리당 이 의장이 지난 17일 열린 자신들의 출범식을 `관제데모’라고 비판하고 서울시의 자금지원설을 주장한데 대해 “이는 수도이전 반대 요구에 대한 협박이자 탄압기도”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정부당국은 수도이전의 당위성을 홍보한다는 명목으로 엄청난 국민혈세를 퍼부으면서, 정작 이해당사자인 서울시나 경기도가 이를 반대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독단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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