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청회에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마련한 개정안을 토대로 참석자간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특히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방식, 위원회의 동행명령장 발부 및 조사결과 공표 문제 등 위원회의 성격과 권한을 둘러싸고 논란을 일었다.
◇진상규명위원회 성격 = 진술인으로 채택된 최병모 변호사는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한나라당의 개정안에 대해 “진상규명위원회를 학술원 산하기구로 하고 위원을 국회의 추천을 받아 학술원장이 임명하게 하는 등 제정법보다 더 후퇴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학술원은 그 자체가 친일문제를 연구하거나 과거청산 문제를 관장하는 기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친일진상규명작업이 민족적, 국가적 과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진상규명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해 위원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게 한 점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당 개정안에 대해 찬성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진상규명위원을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토록 한 것은 여대야소의 국회구성과 정국운영을 감안하면 대통령 소속 집권여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될 소지가 있고, 대통령의 소위 `코드인사’가 문제가 돼 사회적 갈등의 소재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제 교수는 “진상규명위원은 현행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구성원 선출방식을 참고하는 것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의 권력배분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상규명위 권한 = 제성호 교수는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조사대상자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도록 한 우리당 개정안에 대해 “법관이 아닌 위원장이 동행명령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사법권 침해 등 법치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친일조사를 내세워 동행명령권을 오·남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반대했다.
이에 대해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동행명령장 제도는 유사한 국가위원회가 권한제약으로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마련됐다”며 “발부대상은 친일혐의가 상당한 당사자이면서 조사에 불응한 사람, 증거를 은닉하거나 위조한 사람, 대질신문이 필요할 때 등 극소수 경우에 한한다”며 동행명령장 발부제도에 찬성했다.
아울러 우리당이 조사대상자의 `의견진술권과 증거자료 열람권’ 조항을 삭제한 것에 대해 제 교수는 “헌법에 보장된 (준)피의자 방어권과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수단을 삭제한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큰 개악”이라고 반대했다.
반면 김 실장은 “우리당 개정안에는 반민족행위혐의자로 선정될 경우 본인과 직계 가족에게 그 내용을 즉시 통보하고 이의신청을 받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며 의견진술권과 증거자료 열람권을 삭제함으로써 일어날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당이 사료를 편찬하기 전 조사내용을 공표하는 것을 금지토록 하는 조항을 삭제한데 대해선 제 교수는 “조사위원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조사대상자와 그 후손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측면과 피해자의 조사신청에 대한 결과통보 등 현실적 필요성에서 불가피하며, 친일인물 기념사업에 대한 무분별한 국고지원을 차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제 교수는 “우리당이 무고 및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금지 조항을 삭제한 것은 인권침해 논란은 물론이고, 결과적으로 진상규명위원회 조사활동의 객관성, 공정성, 신뢰성을 저해할 수 있고, 친일혐의로 조사를 받는 대상자들의 조직적인 불만과 저항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사대상 범위 = 제 교수는 “우리당이 조사대상을 불명확하고 애매모호하게 규정함으로써 진상규명위원회가 사실상 원하는 것은 거의 무엇이든지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연좌제를 부활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실장은 “일제하 장교는 적극적, 자발적, 직업적 친일행위자로 반드시 반민족행위자에 포함시켜야하며, 최근 문제가 된 헌병 오장(하사관급)은 고등계 형사나 밀정과 마찬가지로 직무상 반민족행위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오장에 대한 엄중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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