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우리 사회 각계의 원로 보수인사 1074명이 시국선언을 통해 국보법폐지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서자,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지난 10일 광주에서 가진 특별기자회견에서 보수인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그 분들이 현역으로 활동하던 냉전시대의 잣대로 지금의 시대를 재단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우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12일 “보수단체들에 성실하게 국보법 폐지 후 형법 보완 등 보완대책을 설명하면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과거의 기득권에 집착하는 일부 수구인사들의 움직임은 합리적인 토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리당 정봉주 의원은 “우리당이 정책적 확신을 갖고 폐지 이후 후속대책을 마련하면 현재 개정에 찬성하는 다수의 국민들도 결국은 폐지쪽으로 기울것”이라며 “국감이전에 폐지안을 신속하게 처리해야한다”며 국보법 폐지안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이 이념 논란을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폈다.
보수 인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여당의 소장파 의원들의 비판적인 시각이 노골화될 경우 세대간 갈등이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물론 열린우리당은 당 차원에서는 국보법 폐지 문제가 이념·세대간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고 합리적인 법리논쟁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어서 일부 보수인사들의 집단 행동에 대해 공식 대응을 피하고 당내 386세대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에게도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우리당의 핵심관계자가 “법리논쟁으로 가야 승산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내주 각계 원로 인사와 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재향군인회 등 보수성향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국보법 폐지 이후 보완 대책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공청회 등을 열어 대국민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저지하기 위해 장외집회를 포함한 결사저지를 공언하면서 정치권밖의 보수 사회단체와의 연대를 모색하는 등 이념 논쟁의 공간으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13일 중앙당과 전국의 시·도당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국가수호비상대책위 현판식을 갖는 것을 계기로 보수단체와의 연대를 가시화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청 앞 광장이나 여의도 광장에서 국보법 폐지 반대 집회를 보수단체와 함께 공동 개최하고, 각 지역에서 준비 중인 시국강연회에 월남참전용사회, 6.25 참전용사회 등의 단체가 함께 참여토록 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국가수호비대위 범국민연대 소위 위원장인 이 방 의원은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각종 사회단체와 연대해 범국민적인 투쟁을 추진하겠다”며 “당내문제로 끝날게 아니고 국가 존립성에 관한 문제이므로 보수단체, 사회단체, 순수한 시민들과 연대해 장외투쟁을 할 생각이며, 예비접촉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한나라당은 자꾸만 국보법 폐지 논쟁을 이념 대결로 끌고 들어가려 하지만, 우리는 국보법이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후진적 악법이고 국보법 폐지가 나라의 미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인내심을 갖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란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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