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5.18 묘지 참배’ 공방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24 19: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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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전원참여에 영남 중진의원들 반발 한나라당의 지도부는 지난 23일 의원총회에서 오는 28∼30일로 예정된 의원 연찬회 계획을 보고하면서 마지막 날인 30일 5.18 묘지를 집단참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일부 중진의원들은 ‘시기상조’라며 사실상 반대의사를 표시했고 당 지도부와 소장파가 이를 반박하고 나선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이방호 의원은 “박 대표가 (5.18 기념) 행사장에 참석하는 것은 그런대로 양해가 되지만 당 의원 총의로 5.18 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의총에서 걸러야 할 사항”이라며 “이런 중대한 문제를 일방통보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택수 의원은 “5.18 묘지 방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것으로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고, 이재창 의원도 “우리가 정말 호남을 배려했다면 비례대표를 배분했어야지, 2박3일 연찬회를 한다고 전남도민들이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심재철 기획위원장은 “5.18 묘지 방문이 왜 정체성에 어긋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 이해가 안간다”며 “한나라당이 비록 보수라고 하지만 자유·민주의 깃발을 내걸고 있고, 이는 5.18 정신”이라고 반박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선진화를 이룬다는 정당이 내부상처에 대해 먼저 끌어안는 움직임이 없다면 지역정당을 선언하고 주저앉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병채 의원도 “5.18 묘지 참배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는 정서적으로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 묘지는 우리가 집권당, 다수당일 때 만든 것”이라고 가세했다.

소장파의 반론이 이어지자 이방호 의원은 “‘완장 후배’들이 혁명하는 식으로 당을 이끌어서는 안된다”며 “후배들도 깍듯이 예의를 갖추고 말해야지, 선배들의 문제 제기를 그런 식으로 박살내서는 안된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번 연찬회는 우리가 해결해야 하고 장벽을 넘어서는 시도다. 좀 더 의견을 수렴하겠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연찬회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해달라”며 의총을 정리했다.

한편 맹형규 의원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의 5.18 묘지 방문에 대한 찬반 토론은 적절치 못했다”며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과거로 회귀하려는 듯한 오해를 심어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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