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등 과거사 진상규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19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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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표 “제대로 한번 해보자” 한나라당이 19일 친일 등 과거사 진상규명문제에 대해 정면승부수를 던졌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여권의 과거사 진상규명 주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내 과거사진상규명특위 구성 제안에 대해 정략적 의도를 부각시키는 한편,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무시전략’으로 임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작심한 듯 “과거사 진상규명을 하려면 제대로 해보자”며 `맞불작전’으로 나섰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선친의 친일행적이 드러나고 지금까지 이에 대해 거짓말을 해 온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함으로써 여권의 과거사 진상규명 활동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판단, 대응 전략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사 진상규명 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선회가 공교롭게 우리당의 이부영 체제 출범과 때맞춰 이뤄졌다는 점도 한나라당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차피 피하기 어려운 공세라면 적극적으로 맞서는게 낫고 손해볼 게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큰 물꼬는 박근혜 대표가 텄다. 여권의 과거사 공세가 다분히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핵심인 박 대표가 결단하는 모습으로 문제를 풀고 나섰다.

박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여당 이 하는 것을 보면 조사하는 사람의 자격 기준이 전혀 없다”며 “과거 전력을 봤을 때 국민 앞에 떳떳하고 중립적이고 전문지식이 있는 인사로 (조사위원이) 구성돼 제대로 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6.25 때 누가 침략을 지켜냈고 그 때 만행으로 누가 피해를 봤는지 밝혀내고,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 대립시기에 누가 국가 안보를 지켜냈고 누가 국가안보를 위협했는지 공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국회 과거사진상규명특위에 대해 조건부 수용원칙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과거 역사때문에 현재와 미래가 어렵다는 대통령과 여당의 시각에 결코 동의하지 않지만 이렇게 이야기가 나온 마당에 과거 역사적인 것 다 짚어보고 어떤 것이 잘못됐는 지 교훈으로 삼자”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과거사 조사위원 자격과 관련, “중립적이고 검증된 학자에 의해 대폭적으로 과거사를 짚어보자”며 “(여당 안은) 위원장이 아무나 임명하면 되는 데 전문지식이라든가 과거 공산당 경력이라든가 검증 없이 중요한 일 할 수 있겠느냐. 확인 안되는 것 아무거나 발표하고, 아무도 책임 안지고, 이 나라가 온통 명예훼손, 고발로 복잡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여당이 추진하는 법을 보면 친일조사 때 아무나 오라고 해서 안오면 징역형인 데 이런 식으로 해서는 의문사가 간첩을 민주인사로 만들었듯이 진상규명은커녕, 나라에 큰 해를 끼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과거사 조사범위에 대해 일제시대와 6.25 전쟁, 4.19와 5.16, 냉전시대 등을 일일이 거론했다.

그는 “일제시대 어떻게 나라를 뺏기게 됐는지, 동포를 괴롭히고 적극적으로 친일행위 한 사람은 누구이고 애국·독립지사들은 누구인 지, 해방 후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할 때 우리의 선택이 옳았는지, 누가 6.25 침략으로부터 지켜냈고 그 때 만행으로 피해 입은 사람은 누구인 지 밝혀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4.19 혁명이 일어나게 된 부정과 무능의 주체는 누구이고, 5.16 후 산업화의 공과는 무엇인지,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하던 냉전시기에 누가 국가안보를 지켜내고 위협했는지,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람은 누구인지, 이 기회에 공정하게 규명해보자”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당직자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부담갖지 말고 (과거사 규명을) 하라”고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의 이 같은 제의는 편파적 역사인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과거사가 왜곡되고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 빛과 그림자 중에서 그림자만 부각되고 있는 근대화세력의 공과를 동시에 평가받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여권의 의도가 친일과 `공권력 부당행사’에 초점을 맞춰 야당과 야당 지도자를 흠집내려는 것이라는 판단아래 과거사 규명 범위를 `용공과 친북활동’까지 대폭 확대함으로써 장기화시키거나 역사에 맡기자는 일종의 `물타기’또는 `물귀신 작전’인 측면도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을 비롯해 나라 전체가 과거사 규명에만 매달리게 될 경우 이에 대한 여론의 반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과거사 진상규명 의지에 대해 국민의 62.1%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7일 TNS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정기여론조사(표본오차 ±3.7%)를 실시한 결과, 과거사 규명을 강조한 노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역사적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는 응답이 62.1%로 `그동안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으로 무의미한 일이다’는 응답(34.9%) 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까지 `밝혀져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으나 50대 이상에선 48.2% : 46.3%로 `무의미한 일이다’는 응답이 많았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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