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도전' 아쉬운 대응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17 18: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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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박대표 '기체제' 한달맞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오는 19일로 ‘2기체제’를 가동한지 한달을 맞는다.

지난달 19일 전당대회에서 임시 꼬리표를 떼고 정식대표로 취임한 박 대표에게 지난 한달은 ‘다사다난’ 그 자체였다.

그렇지만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하면서 기회와 도전을 함께 맞았지만 아직까지 두가지 모두 제대로 활용하거나 극복하지는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는 취임 이틀만인 지난달 21일 “정부가 국가정체성을 흔드는 상황이 계속되면 야당이 전면전을 선포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며 폭탄발언을 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이 발언은 박 대표가 표방했던 ‘여야 상생정치’에서 ‘대여(對與) 강공’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고, 이른바 ‘국가정체성 논란’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다.

여권은 곧바로 ‘색깔론’으로 맞받아쳤고 박 대표의 선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의혹과 유신독재 과오,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의 불법 헌납강요 등을 거론하며 대야 총공세에 나섰다.

박 대표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당연히 할 말을 했을 뿐”이란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정국은 한치의 양보없는 여야 대립으로 민생·경제는 실종된 채 극한 정쟁 양상으로 치닫는 등 요동쳤다.

하지만 국가정체성 논란은 박 대표에게는 당내용으로는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강한 야당 지도자’란 이미지를 당안팎에 심어주며 당을 정체성 논쟁전선으로 이끌어 어느 정도 리더십을 과시하는 성과는 거뒀기때문이다.

박 대표는 1기체제 때 ‘상생정치’를 내세우며 새로운 야당의 모습을 과시하는 데 어느정도 성공했지만 ‘여당 2중대’, ‘야성(野性) 상실’, ‘리더십 부재’란 비판에도 직면해야만 했다.

박 대표는 또 대선과 총선 패배후 흐트러진 당의 체제를 정비하고 당을 제 궤도에 다시 올려놓는 데 힘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태희 대변인과 심재철 기획위원장 등 당의 ‘허리’에 해당하는 재선급과 이성헌 전 의원 등 원외인사를 전면에 배치, 소장파 일색이었던 주류의 모습을 어느 정도 중화시켰다.

그러나 3선 이상 중진급의 ‘겉돌기’는 막지 못한 점은 여전히 그의 리더십에 의문부호를 남겨놓고 있다.

박 대표는 당초 비주류의 대표격인 김문수 이재오 의원을 당직에 기용하려 했으나 본인들을 설득하는데 실패,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중진과의 접촉기회를 넓히겠다는 약속도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취임후 새정치수요모임과 대구·경북(T·K) 초선 의원들과 접촉했을 뿐 중진과의 만남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않다.

중진의 ‘비주류화’는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전력 누수를 가져오기때문에 박 대표로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정책대응 능력도 여전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지난 6월부터 대여공세의 핵으로 삼은 행정수도 문제에 대해 정부의 예정지 확정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당론조차 정하지 못한 데 대해 당 안팎의 눈총이 따가운 상황이다.

이와함께 여권이 주공격 타깃으로 삼고 있는 `유신독재’ 등 박 대표의 ‘아킬레스 건’에 대한 해법을 서둘러 찾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자신이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로 있던 유신독재 시절의 전반에 대한 대(對) 국민 사과가 이뤄져야 정치 지도자로서 명분과 대의를 확보, 바로설 수 있고 여권의 공세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당일각의 조언을 어떻게 수용해나갈지 주목된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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