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과거사 특위 '대립角'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16 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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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4野에 공식 제안 한나라 “비열한 정치적 술수” 반대… 열린우리당이 16일 포괄적인 과거사 진상규명특위 구성을 야4당에 공식 제안한데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가 반대해 대치정국이 조성되고 있지만 민노당과 민주당 등 2야당과 한나라당내 일부 의원들이 이에 찬성하고 나서 향후 국회 논의과정이 주목된다.

특히 여권은 17일 고위당정회의를 통해 과거사 특위 구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후속대책을 마련한 뒤 민노·민주당과의 공조를 통해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관철시킨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당 지도부와 비주류 의원간에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사 특위 문제가 4야의 경제문제 공조와 한나라당내 갈등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부산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과거사 처리문제는 한 당의 힘만으로는 안되고, 전 국민적인 사업이 돼야 한다”면서 “8.15 경축사에서 밝힌 국회 진상규명특위 구성 제안을 한나라당, 민노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에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여권의 국회 과거사특위 구성 제안을 ‘정치적 술수’라고 평가절하하면서 반대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비주류 일각에서는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지도부에 수용을 촉구하고 나서 주류와 비주류간 갈등 조짐도나타나고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에 참석, “노대통령이 경축사의 반 이상을 과거사 들추기에 할애한 것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인 만큼 당이 강력대응해야 한다”며 “국회 과거사특위 제안도 야당과 그 지도자를 겨냥한 비열한 정치적 술수”라고 비난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대상과 기준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채 반대하면 `그럼 하지 말자는 거냐’는 식으로 나올 것인데 그런 식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과거사에 너무 집착,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국회가 과거에 집착말고 당면현실을 푸는 일에 앞장서자는 역제의도 나왔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특위, 행정수도이전특위부터 구성하라”고 목청을 높였고, 임태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과거사특위 구성에 앞서 여야 합의로 이미 구성해둔 규제개혁특위와 일자리창출특위를 먼저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재오 의원은 일단 국회특위 제안을 수용할 것을 주장했고, 권오을 의원도 특위위원을 학자 등 중립적 인사에게 맡기는 조건을 전제로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특위를 만들어 운영해보다가 여당이 정략적으로 이용하면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어도 여당이 제안하고 다분히 의도가 있다고 해서 거부하는 것은 문제”라며 한나라당이 과거청산에 당당히 나설 것을 주장했다.

권 의원은 “왜 한나라당은 이런 문제가 나올 때마다 수세적이어야 하느냐”면서 중립적 인사로 특위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문수 의원은 “무조건 찬성, 반대할 일이 아니다”면서 “대통령은 과거에 대한 진상조사가 도덕적 조사인지, 정치적 조사인지 어떤 복안이 있는 지 먼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동당은 16일 과거사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국회 내 특위가 아닌 독립기구로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과거사 규명특위를 국회 내에 설치할 경우 당리당략에 따른 정쟁으로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없다”면서 “반민특위나 국가인권위처럼 독립기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정쟁을 막기 위해 대통령은 제안자로서 모든 책임과 권한을 여당에 넘기고 국회 차원의 생산적 논의를 보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여야도 과거사 관련 논쟁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민노당은 과거사 규명특위와 별도로 ‘잘못된 역사’의 희생자들과 각계 각층 대표들이 참여하는 가칭 ‘민족사 정립을 위한 국민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포괄적인 과거사 진상규명 특위 구성에 적극 찬성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이낙연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브리핑을 통해 “과거사 규명은 더 이상 미룰 수도, 우회할 수도 없는 문제이므로 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제안한 국회 내 과거사 진상규명특위 구성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규명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이것들을 모두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지혜로운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경제회생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고 과거사 규명작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152석인 열린우리당이 거의 예외없이 과거사 진상규명특위 구성에 찬성하고 있고, 민노당과 민주당,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까지 찬성하고 나섬에 따라 국회내 특위 구성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장 산하 자문기구 형태로 과거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특위를 구성하거나 국회 차원을 뛰어넘는 범국민적 `진실과 화해, 미래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열린우리당은 또 한나라당이 특위 구성에 반대할 경우 국회 상임위를 통해서라도 과거사 관련 입법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특위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한나라당내 개혁·소장파 의원들과 공조를 모색하면서, 특위구성에 각을 세우고 있는 박근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를 `압박’한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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