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대체적으로 “법무부의 수장으로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내용에는 동의 못한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반면 한나라당은 “법무장관이 국가 정체성 수호를 위해 소신을 밝힌 것”이라며 환영했다.
386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기소권 없는 고비처는 만들 필요가 없고 국가보안법 문제도 폐지가 불가피한 시점이라며 김 법무장관의 주장을 반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우리당은 검찰권과 충돌하지 않는 선에서 고비처에 기소권을 부여하고, 국보법은 폐지하되 존속이 필요한 일부 조항은 형법에 흡수하자는 의견이 다수다.
임종석 대변인은 “검찰권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에서 기소권이라는 실질적 권한을 주는게 옳다고 본다”면서 “현 시점에서 국보법 폐지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사안이고 형법 등을 통한 보완책도 검토중이므로 폐지해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영춘 수석원내부대표는 “검찰을 산하에 둔 법무장관으로서는 당연한 발언”이라면서도 “기소권을 주지 않는 고비처는 만들 필요가 없으며 실질적인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또 “국보법은 폐지해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소화력이 있다고 보지만, 한나라당이나 보수세력이 `나라가 망한다’고 결사반대하면 개정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원식 의원은 “기소권을 안 주면 검찰의 통제를 받는 경찰과 다를 바가 없는데 뭐하러 고비처를 만들겠느냐”고 반문했고, 국보법 존폐 문제에 대해서도 “국보법은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인데 당과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목희 의원은 “장관이 원칙적 측면에서 그 정도 얘기는 할 수 있지만, 당의 주장대로 (고비처에) 기소권을 주는 게 온당하다”며 “국보법을 폐지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있다면 형법으로 통합하거나 할 때 다른 식으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은영 전병헌 의원 등은 고비처에 기소권을 주는데 대해 현실론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김 법무장관이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기소권 부여와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소신있는 발언이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향후 법무부의 공식 입장과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고비처 신설 자체가 `제2의 사직동팀’을 만드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고, 국보법 폐지보다는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보수적인 의원들은 개폐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법무장관이 고비처 기소권 부여와 국보법 폐지론에 불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법무장관을 비롯한 많은 장관들이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돼야 하며 청와대나 야당이 자기 맘에 맞지 않는다고 그런 장관을 흔들어선 안된다”고 김 장관을 두둔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사무총장이 법무장관을 칭찬했지만 더 기다려봐야 한다. 강금실 장관때 칭찬했다가 실망한 똑같은 사례가 발생하면 안된다”며 `두고 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임태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보안법 폐지 주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폐지 반대는 사필귀정”이라며 “고비처 기소권 부여 논란에 대해서도 안된다고 한 것은 찬사를 받을 만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장윤석 의원은 “기소권을 고비처가 갖느냐는 문제는 핵심이 아니며 고비처 설립 자체가 문제”라며 “고비처라는 대통령 직속의 특별수사기구를 둬서 대통령이 판·검사와 국회의원 등을 사찰하고 뒷조사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정신을 훼손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지나치게 비대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또 “김 장관이 국보법의 존재 필요성을 인정한 것은 인식을 바로한 것”이라며 “남북관계는 이중성이 있는 만큼 북한의 파괴 활동에 대해 방어적 안보개념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공성진 의원은 “김 법무장관이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방향과 상당히 맞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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