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일단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는 점 때문에 특위 구성 자체에는 쉽게 합의를 이뤄냈으나, 특위의 성격과 활동범위, 운영방식 등에 대한 속내가 달라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야는 지난 9일 협상에서 특위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을 것인지에 대해 이견을 노출함으로써 향후 특위활동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특위위원장을 서로 자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관례에 따라 최근 `김선일 국조 특위' 위원장을 여당이 맡았던 만큼 이번에는 한나라당 차례라는 입장을 보였다.
여야는 금주내 다시 접촉을 갖고 위원장 인선 등에 대한 타결을 시도한다.
위원장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특위의 활동범위와 방향 등도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시정조치가 이뤄지도록 압박하는 것은 물론, 특위 운영 과정에서 정부의 `저자세 외교'도 비판한다는 구상이지만, 우리당은 정치권내의 소모적 마찰을 피하고 중국 정부에 대한 실질적인 압력 수단을 마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불똥이 정부쪽으로 튀는 것을 가급적 차단하려 하고 있다.
우리당 이종걸 수석원내부대표는 “여태까지 야당이 해온 것을 보면 고구려사특위를 대정부 비판의 공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많다”면서 “역사적이고 민족적인 사안인 만큼 정략적으로 임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최구식 원내부대표는 “국회가 정부가 잘못하는 것까지 옹호해서는 안된다”며 “여당이 `조용한 외교'를 진행한 정부를 감싸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회는 제목소리를 내야 하는 만큼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해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도 주요 메뉴로 고려중임을 시사했다.
고구려사특위가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만한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점은 여야가 함께 안고 있는 고민이다.
여야는 국회 결의안 채택을 통해 중국정부를 압박하고, 외교통상부 차원의 실무대책기구의 수준을 뛰어넘어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종합 대책기구를 만들어서 민간 학술연구 지원, 역사교육, 외교적 대응방안,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한 시정노력, 국제사회에 대한 홍보, 남북 공동대응 방안 등을 모색중이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중국현지를 방문하는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고구려사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학계에서 한국측 입장을 지지해줄 학자를 찾기 어렵고, 중국 정부가 “학술적으로 다룰 문제”라며 발을 뺄 경우 압력수단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이와 관련, 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은 “중국이 내년 9월 교과서에 왜곡된 고구려사를 반영하고 나면 웬만해서는 고치지 않으려 할 것이므로 교과서가 나오기전까지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수석부대표도 “고구려사를 공부한 분들과 국제관계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만큼 자문위원들로부터 여러가지 정치적 명분을 제시받아 다양한 카드를 확보하는게 중요하다”며 “성과가 없으면 비난을 어떻게 감수할지도 고민”이라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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