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은 정책위와 해당 상임위원들을 중심으로 개혁 입법안을 준비하며 하한정국에도 비지땀을 쏟고 있지만, 일부 법안의 경우 여야간 견해차가 큰 데다 의욕이 앞선 일부 초선의원들이 현실성없는 입법을 추진하는 경우도 적지않아 `실적입법’ 논란도 예상된다.
주로 열린우리당이 개혁입법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보안법과 언론개혁법, 친일진상규명법 등 여야간은 물론 각당의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핫이슈’ 들이 줄줄이 입법대기 중이어서, 상임위마다 법안심의 과정에서 치열한 논리공방과 이념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은 주요 개혁입법에 대한 여야간 입장.
국가보안법
열린우리당은 대표적인 `악법’으로 대폭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에서 개정안과 폐지안을 각각 마련한 반면, 한나라당은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는 만큼 상대성의 원칙에 입각해 법을 다뤄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우리당 임종석 의원 등 46명 의원으로 구성된 `국보법 폐지를 위한 입법추진위원회’는 법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의원들은 폐지이후 형법보완 또는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양승조 의원은 찬양·고무죄, 불고지죄, 이적표현물 제작·반포죄 등 `독소‘ 조항을 삭제하고, 특히 반국가단체의 정의 중 `정부 참칭’ 부분을 삭제해 북한을 반국가단체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추진중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이 상당정도 사문화돼 상징성만 남아있는 수준이 된만큼 불고지죄, 찬양·고무죄 등 일부 시대흐름에 뒤떨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만 개정하자는 입장이다. 폐지는 결사반대에 가깝다.
민주노동당은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를 이미 당론으로 정했다.
언론개혁
열린우리당은 신문개혁에, 한나라당은 방송개혁에 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당은 언론개혁국민행동 등 시민단체에서 마련중인 언론관계법안을 토대로 언론개혁 입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편집권 독립 보장 차원에서 신문사주 일가의 소유지분 제한, 일부신문의 독과점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공동배달제, 불공정행위 방지를 위한 신고포상금제, 징벌적 피해보상을 통한 언론피해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방송의 공정성 확보방안으로 KBS수신료의 통합공과금 분리납부, MBC 민영화 등에 관심이 많다.
신문개혁과 관련, 소유지분 제한 등에 대해선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 역행하는 것이자 `언론 길들이기’라고 간주, 반대하고 있다.
친일진상규명법
열린우리당은 민노당과 함께 친일반민족행위 조사대상을 군(軍)의 경우 당초 `중좌(중령)’에서 `소위’ 이상으로 하고, 창씨개명 권유자, 신사조영위원, 조선사편수회에서 역사왜곡에 앞장섰던 사람, 언론을 통해 일제침략전쟁에 협력한 사람도 친일반민족행위자 범주에 넣은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당시 일본군 중위를 지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일부언론의 창업주가 조사대상에 포함되게 됐다.
한나라당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은 정략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친일진상규명법이 올해 초 제정된 만큼 일단 현행법을 시행한 후 개정 여부를 검토하자는 입장이다.
고비처 신설
열린우리당은 성역으로 간주되고 있는 `막강’ 권력에 대한 일정 정도의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고비처 신설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고비처에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게 기본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의 극심한 반발이 있다면 현직검사를 고비처에 파견해 수사 및 기소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절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일각의 견해도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고비처 정부안 자체에는 반대하되, 대통령 측근 및 친인척 비리조사를 위한 고비처에 대해선 찬성한다는 쪽이다. 또 고위공직자 비리에 대해선 특검제 상설화 등을 통해 처리하자는 당론을 갖고 있다.
의문사진상규명법
열린우리당은 의문사위를 대통령직속에서 국회소속으로 옮기고, 의문사위의 활동대상과 권한을 대폭 확대·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우리당 원혜영 의원은 의문사위 조사대상을 민주화 관련 사건 뿐만 아니라 국가 공권력에 의한 의문사건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개정안을 마련중이다.
한나라당은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의문사에 한정해 조사할 것이 있다면 추가로 의문사위를 구성하되 조사 권한 및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한나라당은 내란·외환·반란·이적죄, 국가보안법 위반자로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의문사위 조사활동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사립학교법
열린우리당은 학교장이 교원인사위원회의 제청을 받아 초·중·고교와 대학의 교직원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추진중이다.
또한 법인 이사장과 그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은 해당 법인 학교장으로 취임하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을 현행 3분의 1에서 5분의 1로 줄이도록 했다.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를 재정자립도와 학교 교육여건 등을 감안해 독립형, 의존형, 공영형, 공립전환대상 등 4개 유형으로 분류해 차별 운영하는 사학제도 혁신방안을 입법화하기로 했다.
독립형은 정부로부터 재정보조를 받지 않는 학교로 학생선발권과 등록금 책정권 등 학교 운영과 관련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받는다. 의존형은 재단 전입금 비중이 5% 이상이어서 자율성이 존중되기는 하지만 공공성이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또 공영형은 재단 전입금 비중이 5% 미만으로 공공성이 상대적으로 강조되며, 공립전환대상은 사학재단의 비리가 유죄로 확정되거나 분규의 장기화로 학교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곳으로 공립 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남북교류협력법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원은 대북정책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정부가 5년마다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을 수립토록하는 내용의 남북관계발전기본법 제정안을 추진중이다.
임 의원이 추진중인 제정안은 또 남북협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남북회담 대표와 대북 특사의 임명을 법률로 명시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한나라당은 남북관계발전기본법 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 상호원조와 안전보장, 통일문제에 관해 중요한 사항을 규정하거나 남북관계에서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의 경우, 국회의 비준동의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킴으로써 그간 `통치행위’로 간주돼온 대통령의 대북활동을 공개화, 투명화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공직자 윤리법
열린우리당은 고위공직자 주식에 대한 백지신탁제 도입을 추진하되 단순히 신탁기관에 맡겨 놓는게 아니라 신탁기관이 처분까지 할 수 있도록 했으며, 17대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백지신탁제를 적용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경위와 정무위 등 경제관련 상임위에 속하지 않는 의원의 경우 백지신탁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한길 의원은 공직자가 재산을 등록할 때 취득경위와 소득원을 기재하고, 기등록 재산에 대해서도 법 시행 후 1개월 이내에 재산형성과정을 밝히도록 하는 개정안을 준비중이다.
한나라당은 백지신탁제는 추진하되, 취득경위 등의 공개는 반대키로 방침을 정했다. 특히 신탁 대상에 주식 뿐만아니라 부동산도 포함시키기로 하되 신탁기관에 `처분권한’까지 주는데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이다.
기금관리법
열린우리당은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반드시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상환의무가 있는 기금(국민연금) 등은 기금의 안정성을 위해 주식투자를 일정부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분양원가
우리당은 공공택지내 25.7평 이하의 공영 아파트와 민영 아파트에 원가연동제(분양원가 상한제)를 실시하되 분양원가의 주요 항목을 공개키로 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한나라당은 분양가 자율화는 유지하고 공공아파트는 공공성을 감안해 분양원가의 세부항목까지 공개하되, 민간아파트는 시장원리에 따라 시장자율에 맡기는 방안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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