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여름에는 국회가 거의 문을 닫고 의원들도 휴가를 많이 떠난다고 해서 ‘하한(夏閑) 정국’이란 말이 생겨났지만 올 여름 정가는 박 대표가 국가정체성 논란을 제기하면서 여야간의 치열한 공방이 전개돼 어느 때보다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상생과 통합’의 온건노선을 견지해온 박 대표는 7.19 정기 전당대회를 통해 2년 임기의 정식 대표최고위원에 취임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묻지도 않았는 데 본인이 먼저 ‘국가 정체성’과 ‘대여(對與) 전면전’을 꺼냈다.
따라서 그의 강공 전환은 다분히 계산된 전략하에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그 배경을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우선 이재오 의원 등 당내 비주류들이 “야성(野性)도, 콘텐츠도 없다”며 박 대표 체제를 흔드는 데 대한 반작용이란 분석이 많다.
즉 박 대표가 지난달 대표 출마를 위해 잠시 사퇴했을 당시 의원총회 등을 통해 ‘박근혜-김덕룡’ 체제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게 일었던 점을 감안, 이들을 무마하고 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대내용’ 카드였다는 지적이다.
또 박 대표의 외부자문그룹이 향후 그의 대선전략 차원에서 당내 장악력을 높이고 정국 주도권도 쥐기 위한 아이디어의 하나로 정체성 문제 제기를 건의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아울러 여당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 반환 요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의혹 등이 제기되자 이에 대한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강경기조로 돌아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측은 “두가지 추측 모두 말도 안된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박 대표측의 핵심인사는 “정체성 논란은 나라가 어려운 원인은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 순수한 충정에서 제기했을 뿐”이라며 “외부자문그룹이 있기는 하지만 거기서 나온 아이디어를 채용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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