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체성 문제를 놓고 여권과 연일 날선 공방을 벌여온 박 대표는 지난 3일 저녁 같은 출신지인 대구·경북(TK) 지역 초선 의원들과 3시간여동안 만찬을 함께 하며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대표는 이어 4일 저녁에는 당내 개혁성향의 소장파 의원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 소속 의원 10여명과 모임을 갖는 등 당분간 당내 그룹별 모임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7.19 전당대회’를 통해 명실상부한 제1야당 리더가 된 박 대표가 당내 의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정국현안 대응 및 대여(對與)관계에 있어서 의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박 대표가 국가 정체성 문제를 집중 제기하자 당내에선 핵심당직자들을 중심으로 간헐적인 지원사격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여권의 반격이 정수장학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에 대한 박 대표의 사과 등 박 대표 개인문제로 집중되면서 당내에선 어느 누구도 선뜻 반격 대열에 동참하지 않아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이재오 의원 등 당내 비주류 인사들과 `내전’까지 치러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따라서 박 대표의 그룹별 회동 정치 재개는 안팎으로 `나홀로 싸움’을 벌이는 상황을 타개, 당과 호흡을 맞추며 정국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당내 비주류나 2기 박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무에 소외감을 느끼는 인사들을 포용하려는 측면도 다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TK 초선 의원들은 지난 3일 모임에서 박 대표에게 한 목소리로 “국가 정체성 논쟁에 대표가 직접 나서지 말고 공식적인 당 기구를 활용하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그러나 정수장학회 등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도 나름대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특히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 “정수장학회는 합법적으로 설립된 공익법인인데 여당에서 이사장직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선 나에게 맡겨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박 대표가 `맡겨달라’고 한 것은 여당이 내놓으라고 해서 내놓지는 않겠지만 적절한 때에, 적절한 형태로 진퇴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으로 비쳐졌다”며 적극적인 해석을 내놓아 주목된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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