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개헌 메뉴’ 정치권 화두로 재부상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7-28 20: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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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 의장, 2006년 개헌 논의 발언 국회차원 공론화 부각 신호 김원기 국회의장이 27일 오는 2006년쯤 개헌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국회 차원의 개헌 공론화를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개헌메뉴’가 정치권 화두로 재부상했다.

김 의장은 이날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개헌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언급하지 않았고, 한나라당도 “내용없이 개헌 시기만을 거론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사부’격인 김 의장의 여권 내 비중을 감안할 때, 이날 발언이 개헌 논의를 재촉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질 부분도 없지 않다.

특히 김 의장은 개헌 논의의 방식으로 당대당 차원이 아닌 국회차원의 공론화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막연한 개헌주장에 일종의 `방법론’을 제시하면서 한발짝 더 나갔다.

여론의 반응 여하에 따라 김 의장이 조만간 국회 차원의 개헌논의 기구 구성 등을 제안하고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조정위원장은 28일 “어차피 2006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각 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을 2006년 말이나 2007년초에 시작하려면 그때쯤 러닝메이트제라든지 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나오는 것은 상식적인 것”이라며 “김 의장이 화두를 제시했다기보다는 상식적인 여론을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민 위원장은 또 “1987년의 헌법 체제가 이제 한계에 봉착한 것이 여러가지 과정에서 드러났고 손볼 게 많다”고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여권에서 또 다시 제기된 개헌론이 본격적인 개헌 논의를 위한 군불 때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개헌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경계심을 보였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개헌논의를 언제 시작하느냐도 문제지만 개헌내용이 중요하다”면서 “감사원 이관 문제에 관한 것인지, 대통령 중임제를 한다는 것인지, 내각제를 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성진 제1정조위원장은 “개헌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실 2006년 개헌설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는 2008년이 개헌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이므로, 2006년쯤에 개헌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시간표적인’ 주장으로 16대 국회 초반부터 정치권에서 간헐적으로 제기돼 왔다.

노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2002년 12월 26일 밝혔던 국정 운영 스케줄에서 “개헌논의는 2006년께 공론화해서 여론을 수렴한 뒤 2007년에 들어가기 전 논의를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근혜 대표도 지난 4월27일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고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오는 2008년 대통령의 임기와 국회의원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게 돼 개헌논의를 하기에 적기라는 얘기가 있다”며 여권의 국정 운영 스케줄과 같은 맥락의 얘기를 했다.

김 의장이 이날 개헌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총선 이후 개헌논의의 중심에는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론이 자리를 잡았다.

내각제를 주장해온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지해온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등이 17대 총선을 통해 퇴조하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정동영 통일부장관,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등 4년 중임제를 지지하는 여야의 예비주자들이 정치권 전면에 부상했기 때문이다.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4년 중임제와 함께 안정적인 `차기 구도’ 확보와 정치의 지역장벽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서 정·부통령 러닝메이트제 도입 여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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