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추가 파병·한-민노 공조 현안에 가시돋힌 설전
천영세 의원단대표 “여당, 옹졸함 못 버렸다” 말 맺음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과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가 22일 우리당 영등포당사에서 회동했다.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 등 정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는 전날 비교적 화기애애했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 대표간 만남과 달리 추가파병과 국회운영 문제를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이 펼쳐지는 등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회동 성격에서부터 양측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신 의장은 “저번에 내가 민노당 권영길 대표를 찾아간 것에 대한 답방이 아니냐”고 말했으나, 민노당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민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왔다”고 반박했다.
회동은 시작부터 파병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김 대표가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국민 안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자 신 의장은 “파병은 한미동맹과 국익을 위한 것으로 국회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됐다”며 철회 불가로 맞섰다.
신 의장은 오히려 “테러행위에 굴복하면 더 큰 희생을 불러올 수 있다”고 사고의 전환을 촉구했고, 이에 천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도 ‘후일 역사적으로 잘못된 판단이라는 기록으로 남을 수 있다’고 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천 대표는 나아가 “민주당 케리 후보가 대선공약으로 이라크 철군을 내세운 만큼 미대선까지 파병을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양당의 정체성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신 의장은 “민노당의 정체성은 개혁이지 정부·여당에 대립하는 야당성에 있지 않다”며 “날카로운 비판은 있어야 하나 그것은 개혁과제에 도움을 주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장이 민노당을 ‘우당(友黨)’으로 부르면서도 한나라당과의 ‘공조 문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던지자 천 대표는 “여당과는 사회정치적 문제에 있어 코드가 맞는 것 같지만 민생경제 부분은 후퇴하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천 대표는 “우당의 ‘우’는 ‘벗’이 아니라 우리가 본회의장에서 여당의 ‘오른쪽‘에 있다는 뜻”이라며 “여당이 과반수 정당이지만 왜 그렇게 옹졸하고 폐쇄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는지 모르겠다”고 정면 비판했다.
천 대표는 또 “교섭단체는 상원이고 비교섭단체는 하원이란 말이 있다”고 했고, 김 대표는 “우리는 약자를 안 쓴다. 민주노동당이라고 해달라”며 호칭 교정을 즉석에서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 의장은 “우리당은 큰 여당이기에 기동력이 떨어진다”며 양해를 구한 뒤 “과거 여야는 청개구리처럼 싸워 국론을 분열시켰지만 민노당과는 정책으로 경쟁하는 라이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수습을 시도했다.
그러자 김 대표도 “여당이니까 눈치보지 말고 힘 있게 한다면 우리도 도와줄 수 있다”고 물러섰다.
40분간 대화 끝에 김부겸 비서실장의 배웅을 받으면서 당사를 떠난 천 대표는 그러나 기자들과 만나서는 “여당이 옹졸한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란기자 joy@[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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