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 민노당 ‘吳越同舟’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7-21 21: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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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특위 상임위화·연기금관리법 반대 한목소리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서로 대척점에 가까운 이념적 색깔과 태생적 차이에도 불구, 각종 현안을 놓고 공조를 취하면서 여당을 압박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집권당 또는 제1 야당으로서 보수층을 대변해 온 한나라당과, 진보와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부르짖으며 17대 총선에서 첫 원내 입성에 성공한 민노당이 상상하기 조차 힘들었던 `제휴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

특히 대부분 민노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과 신한국당이 집권하던 시절에 반정부 운동을 했거나 심지어는 투옥당한 `전과’까지 있어, 작금의 양당 공조는 세월의 덧없음마저 느끼게 한다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어보였던 양당이 본격적으로 손을 맞잡기 시작한 것은 최근 예결특위의 상임위화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을 선언하면서부터다.

과반의석의 여당이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에 반대하자 조급해진 한나라당은 민노당 등 비교섭단체 3당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여기에 민노당이 발을 들여놨다. 결국 야 4당 공조라는 `있을 법하지 않던’ 범야권연대가 이뤄진 셈이다.

당시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와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예·결산 심의의 상시화를 국회 개혁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회동도 자주 갖는 등 친밀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양당은 또한 감사원의 ‘카드 대란’ 특감 결과를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난하며 이와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데에도 합의했고, 여당이 추진 중인 연기금관리법 개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취하면서 공조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에 더해 민노당 김혜경 대표가 21일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 박근혜 대표의 대표최고위원직 복귀를 축하하고 파병재검토 결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임시국회를 열 것을 제안하하는 등 양당의 ‘보조 맞추기’가 심상치 않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사태 이후 대통령직에 복귀해 가장 먼저 만난 야당 대표가 김 대표였음을 상기하면, 박 대표도 대표직 복귀 뒤에 다른 여야 대표들을 제쳐놓고 김 대표와 첫 만남을 갖는다는 점도 눈 여겨볼만 하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두고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이 ‘범 개혁연대’를 형성할 것으로 봤던 국민으로부터는 조금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내에서는 여당을 압박할 ‘카드’가 필요한 한나라당과 비교섭단체의 설움을 겪는 민노당이 전략상 필요에 의해 서로를 활용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즉, ‘오월동주’(吳越同舟 : 서로 미워해도 위험에 처하면 정략적으로 돕는다)라는 해석이다.

/박영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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