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박근혜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재신임됨으로써 확고한 위치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돼 자연스럽게 ‘빅3’에 포함된 반면, 이 시장과 손 지사는 자신의 능력으로 차기대권주자 물망에 오른 사람들로 박 대표와는 양상이 다르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차기 대권주자를 선정할 때에는 박 대표보다 이 시장이나 손 지사가 더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장과 손 지사 가운데 누가 더 유력한가.
물론 현재로서는 이 시장이 불리하다.
이 시장에 대한 서울시민과 수도권 지역 시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그동안 청계천 복원사업, 시청 앞 교통체제 정비와 잔디광장 건설, 버스 중앙차선 시행과 버스노선 개편 등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이들 대형 사업들의 졸속 시행으로 인한 시민불만이 폭증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서울 봉헌 발언’으로 곤경에 처하는 등 정치적인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시장의 ‘대권 플랜’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 시장의 졸속행정은 시청 앞 광장 건설에서부터 시작됐다.
시는 지난 2002년 시청앞 광장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광장설계에 대한 공모를 실시했다.
당시 수많은 공모작 중 당선된 작품은 서현 한양대학교 건축학 교수가 출품한 ‘빛의 광장’이었다.
그러나 시는 2003년 12월24일 서 교수에게 ‘당선작 보류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말았다.
시의 공식적인 보류 결정 이유는 40억원의 광장조성 사업비를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었으나, 사실은 5월1일로 예정된 ‘HI SEOUL FESTIVAL’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시는 1월19일 ‘잔디광장’ 조성에 대한 설계발주를 했으며, 지난 5월1일에는 이 시장의 ‘HI SEOUL FESTIVAL’ 행사개막과 함께 시청 앞 잔디광장이 시민 앞에 공개됐다.
이렇게 급조된 잔디광장은 자연히 문제를 유발할 수밖에 없었다.
잔디광장을 개방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시는 ‘잔디보호’를 위한다는 명복으로 광장 출입을 통제했다.
광장을 사실상 공원화 한 셈이다.
특히 7월1일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된 대중교통체계와 대중교통요금체계 개편은 홍보미흡과 졸속시행으로 시민들의 불만을 폭발시키고 말았다.
이 시장은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단행하면서 “버스가 빨라진다”, “버스를 타고서도 약속시간을 지킬 수 있다”는 대대적인 청사진을 내세웠으나 실제로 이를 체감하는 시민들은 극히 적었다.
물론 새로운 교통요금체계 역시 시민들의 불만을 사는 요인이었다.
이 시장이 지하철 정기권이라는 것을 졸속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아직 경기도와 인천시 구간에서는 시행조차 되지 않는 반쪽 정기권에 불과하다.
이 시장에 대한 반대여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인터넷 포탈사이트인 ‘네이버’에는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 카페가 개설됐으며, ‘다음’에도 ‘서울버스 집단소송’카페가 생겨났다.
심지어 감사원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 서울시 감사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면 이 시장의 정치적 생명은 여기에서 끝나는가.
그렇지는 않다.
이 시장은 여전히 ‘잠룡’에서 승천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 시장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강경한 반대입장을 보이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이런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 시장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최근 “법률적으로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할 수도 있다”며 “개인적으론 하고 싶어도 국익차원에서 억제해야 한다”고 말해, 노 대통령을?피고로 하는 ‘정면 대결’식 초강경책이 검토됐음을 시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시장이 차기 대권을 겨냥, 반노세력을 규합하려는 의도로 노 대통령과 ‘맞짱’을 뜨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행정수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 ‘반대 여론’이 높은 수도권지역을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만들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의 한 측근은 “지금 이 시장이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곤경에 처한 것은 사실이나 그 목적이 옳은 만큼, 시행과정의 오류를 찾아 제 자리를 잡으면 이런 불만은 일시에 사그러질 것”이라며 “그 때 가면 이 시장의 진가가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시장이 곤경에 처하면서 손 지사는 반사 이익을 얻는 셈이 됐다.
사실 손 지사는 박 전 대표와 이 시장과 더불어 한나라당 ‘빅3’중의 한명이었으나 당내 기반, 대중적 인지도, 지지도 등은 이 시장에 못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당내 평이었다.
무엇보다 영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한나라당 대표 주자로서 영남지지기반이 없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손 지사가 ‘수도이전’ 문제를 두고 노 대통령과 박 전 대표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것도 이런 불리한 상황을 인식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손 지사는 지난 12일 해외 투자유치를 위해 유럽을 갔다온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장에서 노 대통령에게 “수도이전’ 문제를 가지고 더 이상 정치적으로 재미를 보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시장과 마찬가지로 손 지사도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차기 대권주자군으로 주목을 받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손 지사는 이 시장과 달리 행정집행과정에서 큰 과오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히려 손지사는 올해 한해에만 해외투자를 위해 4개국 29개 해외기업 CEO를 만나 총 9억불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올리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말 경기도는 LG필립스의 파주공장을 유치했다.
이로 인해 100억달러 투자규모로 연간 3조원 매출과 1만명 고용효과를 유발한다는 게 손 지사측의 설명이다.
또 미국 기업들과 경기도 지역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손 지사에게도 약점이 있다.
특히 당내 기반이 너무나 취약하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박종희 의원 등 측근 현역의원 뿐만 아니라 한현규 전 경기부지사(수원 영통), 이철규 전 경기개발원장(시흥을), 정승우 경기 제2부지사(의정부을), 정성운 경기 서울사무소장(광명갑)이 줄줄이 낙마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39개 지역구 중 한나라당은 과반수도 못미치는 14개를 건지는 데 그쳤다.
지난 5월 공석인 정무부지사에 ‘김성식 전 관악갑 위원장’을 임명한 것은 취약한 당내 기반을 보충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 정무부지사는 한나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이자 당내 정책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한나라당내 소장 개혁파 모임인 ‘미래연대(현, 새정치수요모임 확대)’ 맏형격으로 이들
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당내 취약한 기반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손 지사는 김 부지사를 통해 ‘새정치수요모임’에 참여중인 개혁성향의 원희룡, 남경필, 고진화, 정병국, 권영세 의원 등 수도권 소장파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YS 당시 민주계 출신의 손 지사는 김덕룡 원내대표, 서청원,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 수도권 민주계 의원들의 지지기반을 확보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그러나 이미 이재오-김문수-홍준표 등 강경파 ‘3인방’은 이명박 시장과 교감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어서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땡손 뉴스’라거나 ‘손사령관’으로 불리는 잘못된 경기도 홍보정책도 그의 앞길을 발목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열린우리당 경기도당이 이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도 그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손 지사의 한 측근은 “일을 하다보면 사소한 과오는 있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이 시장이 기업인 출신으로 목표를 단순화해 추진력이 돋보인다면 손 지사는 저돌적인 부분은 없지만 목표를 세우기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후유증이나 수정은 별로 없는 편이이서 장기적으로 볼때에 손 지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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