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에서 ‘박정희 향수’는 그에게 큰 힘으로 작용, 그의 능력과 관계없이 그를 키우
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박정희의 향수’는 그에게 한계 내지는 족쇄
가 되기도 한다.”
홍문종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이렇게 평
가해 눈길을 끌었다.
홍 위원장은 차기 당내 대권주자와 관련, “2007년 우리 국민들이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가 중요하다”며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박 전 대표가 다른 사람보다 대통령 후
보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표의 아버지가 일본 군장교 출신이었다든지, 독재를 18년간 했다든지,
유신헌법했다든지 하는 문제가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
였다.
또 홍 위원장은 “이명박 서울시장은 돈키호테형, 손학규 경기지사는 햄릿형”이라고 전제
한 후 “이 시장은 일은 열심히 하는 데 그 열심이 문제다. 자신의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일
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또 손 지사에 대해서는 “이회창 전 총재보다 플러스
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그가 가지고 있는 단점들도 대부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위 당내 ‘빅3’에 대한 홍 위원장의 이 같은 분석은 그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구를 거
느린 경기도당위원장의 위치라는 점 때문에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 그러나 원내가 아닌 원외에
서 도당위원장이 된 것을 이변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위원장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
가?
한나라당은 야당이다. 더구나 경기도 지역구 35개가 여당 몫이고 우리 한나라당은 14석밖에
안된다. 말하자면 한나라당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 굉장히 줄어든 거다.
그러다보니깐 소외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도 아직 존재한다’며 우리 의견을
수렴해서 경기도나 중앙당에는 물론 주요법률 입법과정에서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할 사람들
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적합한 당사자로 지목 된 것 같다.
▲적합하다는 게 ‘의사전달창구’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어떤 점이 부각 됐는가?
원외나 당내 채널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를 당내에 전달하는 창구가 절실하다. 저는 국
회의원을 두 번한 사람으로서 채널이 구축돼 있다. 더구나 한나라당에서 모나지 않게 인간관
계를 잘 해온 것도 장점이다. 특히 17대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출마했는데 제가 역대 도당위
원장 중에 최연소다. 이것은 그들의 의견을 누구보다 잘 수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
용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에 한나라당에는 구세대에 해당하는 분들이 다른 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따
라서 이들 양 세대 사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조정자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민주노동당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면서 중심이 약간 좌로 이동이 됐는데 홍위원장 자신
은 어떻다고 보는가.
사람들이 점진 보수, 개혁 보수, 중도 보수라고 하는데 저는 보수에 가깝다고 본다. 사안에 따
라서는 굉장히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열린우리당이나 심지어 민노당이나 옛날에
민노당 성향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까지 저를 많이 도와줄 정도였다. 그러나 저의 전반적인 정
치 성향은 중도 보수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서울시당과 경기도당의 목소리가 다르다. 서울시당의 박성범 전 위원장은 공천권을
시·도당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홍 위원장은 중앙당에서 심사위를 구성할 것이
라고 말했다. 왜 이처럼 각각 목소리가 다른 것인가.
저는 당위성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고, 단지 현실적인 부분을 말한 것이었다. 당위성은 앞으
로 당연히 가야할 방향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것은 앞으로 5년 후나 10년 후, 혹은 다음 전당
대회 이후의 문제다.
제가 보기에는 경기도당에 관한 문제를 중앙당에서 잘 알리도 없고 또 어떤 면에서는 한나라
당 같은 경우는 솔직히 말하면 영남위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그나마 유지해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어
떻게 보면 그 성향 때문에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계속 참패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양자간의 딜레마를 잘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좀 미안하지만 ‘경기도 한나라당’이라는
특수한 카테고리를 인정해야 한다.
중앙당은 대권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도당이나 시당은 총선이나 지방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경기분도론’과 관련, 남부와 북부지역간의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중간자의 역할을 해내실지 궁금하다.
경기북도는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더 시급한 현안이다. 행정
수도 이전문제가 가시적으로 거론이 안됐을 때는 사람들이 다들 그게 가능하겠느냐며 회의
적이었다. 돈도 천문학적으로 들어가고 사실 천도한다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지금
가시적으로 들어나고, 후보예정지가 발표되는 등 움직임이 빨라지니 압박감을 느끼는 거다.
제가 보기에 만약 행정수도가 건설된다면 경기북부지역은 완전히 치명적이다. 그나마 수도
권 주변이라고 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건데 참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북쪽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은 ‘행정수도 이전문제에 더 관심을 갖자’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행정수도 문제에 대해서 신경을 쓴 다음에, 그다음에 분도 문제를 논하는 것이 옳겠다.
▲한나라당이 법안을 통과시켜놓고 이제 와서 반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16대 때에 한나라당 충청도 의원들은 이 법안이 통과가 안 되면 아예 출마조차 못한다고 아
우성이었다. 또 그것이 옮기자는 것이 아니고 단지 논의를 하자는 것이니 해달라고 한거였다.
나는 그때 반대자로서 투표도 안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 투표했던 것이 결국 자기들에게 걸림돌이 되고 만 것이다. 사실 박 대표가
얼마전 “죄송하다”고 말한 정도 가지고는 문제가 다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러나 제가 보기엔 경기도나 서울이 행정수도 반대하기 위한 최소한의 멍석은 깔아 놓은 것이
라는 판단이다. 명분은 생긴 것이다.
▲한나라당 내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누가 유력하다고 보는가.
그것은 솔직히 말해서 속단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누가 됐으면 좋겠다하고 누가 될 가능성
이 높은가하고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근데 제가 보기에는 지금 현재로는 박 전 대표가 대통
령 후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다고 본다.
왜냐하면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데, 국민들은 경제를 살렸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
에 젖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이 박근혜라는 본인의 능력과 관계없이 그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게
굉장히 큰 장점이다.
하지만 역으로 그것이 한계 내지는 족쇄로 작용하기도 한다.
박 전 통령에 대한 평가가 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말을 들어보면 홍 위원장은 소위 ‘빅3’ 가운데 박 전 대표가 차기대권주자 가운데 가장
유력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데, 맞는가.
2007년에 우리 국민들이 어떤 대통령을 원할 것인가. 그게 굉장히 중요한 거다.
경제가 어느 정도 나빠질 것인가,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 시
장이 지금 곤경에 처해 있는 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한 관건이다.
이 시장은 ‘돈키호테 형’이고, 손 지사는 ‘햄릿 형’이라 할 수 있다.
손 지사는 내가 보기에 이회창 전 총재가 가지고 있는 장단점들을 대부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둘 다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출신인데다 굉장히 잰틀맨이기는 하지만 자기 식
구에 대한 배려부분은 적다는 평가다.
다만 손지사는 정치적인 이미지에서 정치인 이회창 후보보다 플러스 적인 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시장보다도 손 지사가 여유 있는 편이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가신이라는 올인그
룹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 사람들이 망한 것은 결국 그 가신들 대문이었다.
정치라는 것은 항상 얘기지만 사람을 세울 때 필요한 사람있고, 사람을 통치할 때 필요한 사
람이 따로 있다. 이것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세울 때 필요로 했던 사람들은 자기가 세운 사람에 대해서 막연하나마 ‘난 아무기대 없이 저
사람 세우는데 일조하면 된다’고 말은 할지 모르지만 실지로 그 사람을 세우기 위해서 자기
가 모든 것을 올인했다면 뭔가 대가를 받기 원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정치하는 사람들은 큰 정치인이거나 작은 정치인이거나 항상 외로운 거다. 외로운 상황을 인
내할 줄 알아야 한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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