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라인 시스템 붕괴 질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7-12 20: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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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외교·안보 대정부질문 국회의 12일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고(故)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둘러싼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외교·안보 라인 시스템의 붕괴를 질타하는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가 거셌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이날 주한미군 조기 감축계획에서 드러난 한미동맹 문제점과 이에 따른 대비책을 놓고 논란을 벌였으며, 북한 핵문제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문제를 놓고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김선일 피살사건= 고(故)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둘러싼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외교·안보 라인 시스템의 붕괴를 질타하는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가 거셌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김씨 피살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해 공세의 주타겟으로 삼으면서 외교·안보 라인 재정비 및 이종석 사무차장의 사퇴를 촉구하기까지 했다.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은 “주 이라크 대사관이 가나무역과 유착해 편법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한 의혹과 임홍재 대사의 요르단 암만 출장배경 의혹 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에서 외교부가 `뭔가 감추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임종인 의원은 “김선일씨 피랍 이후 정부는 왜 가장 먼저 파병방침부터 재확인했느냐”며 “이러한 대응방식이 과연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정부의 대응책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NSC가 지금처럼 관계부서를 통제하고 지휘하는 힘있는 조직으로 남게 되면 다른 부처들은 제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며 “지금과 같은 NSC라면 폐지하거나 조직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특히 이해찬 총리를 향해 “북한전문가인 이 사무차장은 NSC의 수장으로서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김선일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에게 이 차장의 해임을 건의할 용의가 있는지를 물었다.

같은 당 전여옥 의원은 “국민의 생명보장이라는 최소한의 안전 의무도 못하는 정부가 무슨 명목으로 세금을 걷고, 온갖 의무를 다하라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추궁했다.

자민련 김학원 의원은 “NSC와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분리, 기존 외교안보기능을 총괄·수행토록 개정하는 것은 특정인을 위한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찬 총리는 이종석 사무차장 해임건의 문제에 대해 “이 차장은 뛰어난 대북 전문가이며, NSC가 대통령 직속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통상적으로 관여하지는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박영민기자 [email protected]

▲한미동맹·주한미군= 여야 의원들은 주한미군 조기 감축계획에서 드러난 한미동맹 문제점과 이에 따른 대비책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미관계에 있어서 일방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한미군 감축으로 인한 안보공백을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보완해 나갈 것을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미동맹관계 복원과 더불어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안보공백 해소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은 자존적 생존력 확보차원에서 굳건한 한미동맹공조와 남북 민족공조의 균형있는 추진을 강조했다.

배 의원은 “균형감각을 잃고 어느 한 쪽만을 지나치게 강조한다거나, 일방적으로 상대를 비난하고 부정하는 것은 결코 시대의 과제를 풀어가는 전략적 사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특히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유용한 안보의 기초자산이라면 반드시 지켜야할 것이고, 남북대결과 남남갈등, 남북화해협력에 맞지 않는 법과 제도는 이제 과감히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병렬 의원은 주한미군 감축이 GPR(해외주둔 미군재배치계획)의 일환임을 지적, “우리로서는 좋든 싫든 간에 이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대미협상을 통해 가능한 우리 입장을 최대한 반영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 의원은 또 “남북군사회담을 통한 군축 등 군사적 신뢰구축을 통해 남북간 데탕트시대를 열어가는 노력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양형일 의원은 “주한미군의 감축과 재배치가 미군이 선제공격체제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북한은 받아들이고 있고, 미군 재배치는 북한측 사거리로부터 미군을 소개하는 것이고, 감축에 따른 첨단무기 강화는 북한을 매우 불안하게 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며 주한미군 감축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다.

또 임종인 의원은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먼저 북에 상호군비축소를 제안할 용의는 없느냐”면서 주한미군 감축계획을 남북긴장완화와 군비태세 조절에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주한미군의 예상을 뛰어넘는 감축계획은 한미관계의 이상기류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미국측이 이미 작년 6월 제2차 FOTA(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 회의에서 처음 주한미군 감축문제를 제기한 이후 1년동안 감춰왔다”며 `은폐’ 의혹을 추궁했다.

송영선 의원은 “주한미군 감축이동은 예견된 것이었으나 향후 후속조치에 대한 구체적이며 확실한 안전판이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정부는 자주국방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스스로 정해둔 국방비 3.2% 확보도 못하고 있으며 예산없이 말로만 자주국방을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문헌 의원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유사시 군사개입이 각자의 헌법적 절찰에 따르도록 하고 있어 주한미군 후방 이전과 감축이 현실화될 경우 이 조약의 효력이 의문시 된다”며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처럼 자동개입 장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최근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대한민국 국민 다수는 진심으로 이라크 파병을 원한다’는 등 방미발언에 대해 “집권여당은 국내에서는 반미정서에 호소해 젊은 층의 표를 얻고 미국가서는 숭미발언으로 국가체면을 손상시켰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북핵·김정일 답방= 또 여야 의원들은 북한 핵문제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의원 등은 제3차 6자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면서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주문한 반면, 한나라당의 일부 보수성향 의원은 우리 정부가 미국측 입장보다는 북핵동결을 주장하는 북한측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 우리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답방을 한반도 평화의 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비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투명한 답방절차를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과 대립을 우려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하는 것은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도저히 남한과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해주면 핵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며 “우리 정부가 먼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에 상호군비축소를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내 온건파들이 주도권을 회복하면서 북한과 핵문제 해결을 위해 전향적 태도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며 “우리정부와 중국정부의 중개노력이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미국은 북한이 과거의 핵은 완전히 폐기하고 현재와 미래의 핵 개발도 포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현재의 핵상태로 동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한국정부는 북한의 핵 동결상태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이는 핵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라 핵문제를 덮어 두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 우리당 이경숙 의원은 “우리 정부의 `선(先) 북핵문제 해결-후(後) 남북정상회담’ 원칙보다는 남북정상회담 등 적극적인 남북간 교류·협력이 북핵문제 해결에 더욱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상수 의원은 “많은 국민들은 경제도 어렵고 북한 핵문제도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답방이 이뤄져야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답방은 정략적 밀실, 뒷거래, 이벤트식, 흥정식으로 추진돼서는 결코 안되며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국민적 합의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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