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분리’를 ‘젖떼기’로 표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6-13 19: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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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의원 정치상황 ‘촌천살인’언변 화제 최근 대통령 정치특보직에서 물러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의 발언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腹心)을 가장 정확히 읽어낸다는 문 의원의 한마디 한마디에 언론과 정치권이 주목하는 가운데, 복잡한 정치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는 촌철살인의 언변이 새삼스럽게 돋보이는 것이다.

문 의원은 최근 기자들에게 `당정 분리’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노 대통령과 우리당과의 미묘한 관계를 `젖떼기’란 한 단어로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주례회동을 갖고 지시사항을 하달하거나 보고를 받아야한다는 것은 권위주의적 시대의 사고방식”이라며 “대통령도 젖을 주고 싶겠지만 당정 분리의 원칙을 분명하게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개성이 강한 우리당의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현상에 대해서는 “건강한 태아가 발길질이 심하다”며 “권위주의를 벗는 과정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분양원가공개에 대해 반대 의사를 천명한 이후 `대통령의 개혁의지가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만약 시장주의원리에 충실하다는 것이 보수라 한다면 대통령은 왕 보수”라며 “그러나 소외받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정책 실천 의지가 있는 것이 진보라 한다면 대통령은 진보주의자”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보수와 진보라는 구분이 아니라 `실용적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라는 설명이었다.

당정협의 시스템이 아직 미숙하다는 지적엔 “결혼하자마자 왜 아이를 안 낳느냐고 채근하는 것이나 똑같다”며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혁규 의원이 총리지명을 고사한 뒤에는 “차기 총리는 돌파형 총리가 돼야한다”라며 노 대통령의 의중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역시 민감한 사안인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대해서는 `줄탁동기(세상일에는 때가 있다)’란 고사성어를 들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양당간 통합의 필요성을 일정부분 인정하면서도 “알을 깰 때도 미리 깨면 병아리가 죽는다”는 `속도조절론’을 피력한 것이다.

우리당과 민주노동당 관계와 관련해서는 `진돗개 교접론’을 주장해 화제가 됐다.

그는 “진돗개 중 황구(黃狗)와 백구(白狗)가 섞여 있으면 황구는 약간 하얗게 되고, 백구는 약간 노랗게 되는데 흑구(黑狗)와 황구, 백구가 섞여 있으면 황구는 더욱 노랗게 되고, 백구는 더욱 하얗게 된다고 한다”며 “개에 비유해선 안됐지만 민노당은 (국회내에서) 흑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자신의 화려한 발언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몰리는 상황에 대해 “기자들이 모이면 같이 토론하는 방식일 뿐”이라며 “(촌철살인은) 과찬의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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