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盧心읽기 힘들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6-10 19: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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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靑간 현안 해석 혼선 초래 열린우리당을 바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시선이 어쩐지 곱지않다는 느낌이 역력하다.


우리당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강한 노 대통령이지만, 최근 일련의 발언을 찬찬히 뜯어보면 실망감이 진하게 묻어난다.

특히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지명 방침 백지화 이후 나온 노 대통령의 발언들은 단순한 안타까움이나 불만 수준을 넘어섰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노심(盧心) 읽기’에 정통한 우리당 핵심당직자들도 10일 “노 대통령은 최근들어 `당정분리’ 원칙을 거듭 언급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심기가 뭔가 불편한 것 같다”며 냉랭한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전날 민노당 지도부와 의원단을 면담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도 문제가 있다. 답답하다. 모두가 서툴러서 그런 것 같다. 앞으로 당 개입도 안하고, 수석당원이 아니라 보통당원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한 것은 당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시각을 그대로 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노 대통령은 나아가 우리당 구성원들이 청와대를 방문하고 돌아가 현안에 대해 아전인수식 해석을 함으로써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회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어떤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생각을 물어봐 `좋네요’라고 했더니 또다른 사람이 와서 그것은 이러저러해서 안되지 않습니까라고 해 `그것도 일리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서로 `대통령의 뜻은 그런게 아니다’라고 주장해 답답했다”며 당내 일부 인사들에 대한 감정의 일단을 표출했다.

이처럼 노 대통령이 당측에 대해 이런 불만을 갖게 된 배경은 뭘까. 그리고 당·청관계에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는 것일까.

여권 내부의 의견은 갈린다. 일단 당에 대한 노 대통령의 불만은 여러가지 원인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노 대통령이 지역구도 해소 차원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인 `김혁규 총리카드’가 야당도 아닌 여당 내부에서 `비토’해 무산된 것과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즉, 노 대통령이 사전에 당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충분한 설명을 했는데도 지도부가 소속의원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데 대한 강한 서운함의 표시라는 해석인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등 현 지도부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원내대표 경선에서 천정배 현 원내대표와 경쟁을 벌여 낙선한 이해찬 의원이 국무총리로 전격 발탁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당·청간 공식대화 창구로 지정, 자신의 `입’ 역할을 해온 문희상 전 대통령 정치특보를 집중 공격해 중도하차시킨 당내 소장파들의 행동을 노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반기로 해석한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으나 확인되진 않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정부가 결정한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 당내 반발기류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 대한 불만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주한미군 감축협상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우리당 의원들의 이라크파병 철회 내지 재검토 요구 기류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민노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우리당 지도부를 난처하게 만든 것도 이런 일련의 흐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이 `우리당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배경에 대해 “그간 당정분리를 얘기하면서 죽 해왔던 말”이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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