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행정부 수장을 맡는 것을 전제로 짰던 기존 개각구도가 완전히 헝클어진 상황에서 향후 개각의 시기와 규모에 큰 변화가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일 현재 청와대측은 이 문제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이 통일·문화관광·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에 한해 소폭 개각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데서 한치도 더 나가거나 뒤쳐지지 않았다는 암시인 셈이다.
따라서 지금으로선 개각문제에 대해 섣불리 예단할 상황이 아니라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청와대측은 새 총리 후보에 대한 지명이 공식적으로 이뤄진 만큼 총리 인준절차 등을 감안할 때 6월 말이나 7월 초쯤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개각 폭도 노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3개 부처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입각 예정자인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원내대표가 달라진 환경과 조건을 흔쾌히 수용할 지가 변수다.
특히 김 전 대표의 경우 나이가 이 지명자보다 5살이나 더 많고, 정치적으로도 `선배’란 점에서 그 밑에서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전 대표측 반응은 다소 냉소적인 편이다. 이 의원 지명에 대해 “뜻밖의 경우”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때문에 김 전 대표의 입각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동영 전 의장만 입각하는 이른바 `선별 입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이로 인해 두 사람 모두 입각하지 않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별 입각일 경우 `불공정 게임’이라는 당 안팎의 지적이 있을 수 있고, 이는 노 대통령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원외인 정 전 의장은 당분간 백의종군하다 내년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새 총리후보로 지명된 이해찬 의원이 대권을 넘보는 처지는 아닌 만큼 대권주자들인 정 전 의장과 김 의원이 굳이 입각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청와대측은 보고 있다.
다만 통일장관직을 둘러싼 정동영 전 의장, 김근태 의원측의 기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은 터여서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조만간 정 전 의장과 김 의원을 차례로 만나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재 정 전 의장은 7일 일본으로 출국, 미국을 거쳐 오는 23일께 입국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노 대통령이 그토록 집착해온 `김혁규 카드’가 여권 내부를 포함한 정치권의 반발로 무산됐고, 6.5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는 등 정치환경이 크게 변한 만큼 개각폭이 6~7개 부처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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