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폭로공세 ‘메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5-19 19: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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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경제의원 명예훼손혐의 사전구속영장 청구 검찰이 지난 대선 당시 동원산업이 노 캠프에 50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민주당 김경재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키로함에 따라 정치인들의 `아니면 말고식’ 폭로공세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그간 검찰이 정치인들의 폭로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신병처리를 강행한 것은 아주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에 대해 “발언 내용이 전혀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져 사안이 중대한 데다 피해자들이 강력하게 처벌을 요구하고 있어 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1월27일 KBS 1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대평 금융감독원 국장이 은행에서 빌린 1조원을 증시에 투자해 이자만 2000억원을 남겼다”는 주장하면서 폭로 공세에 가담했다.

이틀 뒤에는 민주당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2002년 대선 당시 동원산업이 노무현 후보의 요구로 노 캠프에 50억원을 제공했다”며 의혹을 폭로했다 결국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를 당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 국회 바깥에서 자신감을 갖고 폭로한 내용은 이후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난 4월 김 의원에 대해 30억원이라는 거액의 배상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6일 “50억원 제공설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동원산업의 신인도와 김재철 회장의 명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지만 형사처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회의원들이 면책특권이라는 방어막에 기대어 무차별적인 폭로 공세를 펼친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썬앤문그룹의 노 캠프 대선자금 제공설을 꼽을 수 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썬앤문그룹이 대선 당시 노 캠프에 95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폭로하면서 특검법까지 통과시켰지만 특검수사에서 이 같은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정치권은 이어 노 대통령의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부산지역 건설업체 관계자 등으로부터 관급공사 수주청탁 등 명목으로 300억원을 제공받았다는 의혹까지 폭로했지만 이 역시 특검은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도 2월5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노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등 거액의 정치자금과 뇌물로 보이는 1300억원이 시중 은행에서 발행한 양도성예금증서(CD)로 은닉돼있다”고 폭로하면서 100억원 CD 사본을 증거로 공개했다.

하지만 폭로 직후 해당 은행측이 홍 의원이 공개한 CD가 위조된 것이라고 반박하자 홍 의원은 자신의 폭로내용에 대해 특검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사실무근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재작년 5월에는 최규선 게이트와 관련, 민주당 설훈 의원이 이회창 후보가 최씨로부터 20만달러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폭로했지만 검찰은 “폭로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작년 2월 설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2001년 10월에는 여야가 `이용호 게이트’ 배후를 둘러싸고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국회와 국감장을 무대로 정치인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폭로공세를 벌이는 바람에 무더기 고소 사태라는 후유증을 앓기도 했다.

/최용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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