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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선고를 하루 앞둔 13일, 입각 여부를 놓고 관측이 난무하는 와중에서도 정 의장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하지만 정 의장을 중심에 둔 여권내 역학구도를 고려하면 ▲김근태(GT) 의원과의 동시 입각 ▲당 체제를 정비한 뒤 순차 입각 ▲입각 포기 또는 의장직 유지 등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청와대의 의중이기도 한 동시 입각이다.
자리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 의장은 정통부, 김 의원은 통일부로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은 다 입각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 의장을 에워싼 측근들의 생각은 총선 직후 거론됐던 순차 입각, 다시 말해 당분간 의장직을 유지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청와대와의 힘겨루기로 비쳐질 수 있는 이 같은 기류 변화는 격(格)에 그 원인이 있다.
김 의원이 자신의 희망대로 통일장관으로 간다면 정 의장은 그것보다 더 윗선이나 최소한 비슷한 급으로 가는 게 상식이 아니냐는 논리다. 최근 정 의장의 외교장관 입각 희망설이 관가에 나돈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구체적으로 나온 것도 없는데 GT가 통일장관을 마치 선점한 것처럼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의 연장선에서 의장직 유지를 공식화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천정배 원내대표 당선 축하모임에 참석한 일부 당선자는 정 의장에게 “적어도 부총리로 가야되는 것 아니냐”며 입각을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정 의장을 둘러싼 당내 역학구도는 그리 간단치 않다.
`천·신·정’의 한 축을 이뤘던 천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됨에 따라 당권파에 대한 안팎의 견제가 심화될 전망이고, 당내 서열 2위이자 `잠룡’으로 통하는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의 진로도 무시못할 변수다.
정 의장의 측근으로 통하는 한 재선 의원은 “짧은 기간 당을 정비하고 떠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며 “계속 주저하다 의장직에 머무를 경우 과단성 있는 이미지에 상처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정 의장의 침묵이 언제까지 계속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청와대 비서실 개편과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기용을 전제하면 그에게 주어진 침묵의 시간은 길어야 열흘이라는 관측이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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