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김우식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수석·보좌관회의 등 관련회의를 통해 노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대비한 `도상(圖上)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한동안 의기소침했던 비서실 분위기는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양상이다.
물론 헌재 결정이 어떤 식으로 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조심스럽기는 예전과 마찬가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오는 12일이면 노 대통령이 탄핵소추된지 2개월을 맞게 된다”며 “노 대통령이 언제 복귀하더라도 국정운영 뒷받침에 한치의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 선봉에 김 실장이 서있다”고 말했다. 사실 김 실장은 탄핵국면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에 임명된지 채 한달도 안돼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엔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책임을 지고” 실장직을 사퇴, 대학으로 복귀하는 방안까지 신중히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실장은 최근들어 이 같은 침울한 분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매사 의욕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게 주변의 평가다.
최근들어선 업무가 끝난 뒤 어김 없이 인근 삼청공원을 찾아 30~40분 가량 산보와 맨손체조 등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11일에는 노 대통령이 삼청동 총리공관을 방문,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 건 총리와 만찬을 함께하는 자리에 배석했다.
이 자리에는 고 대행외에 고영구 국정원장과 전윤철 감사원장도 함께했다.
이어 지난 5일 저녁에는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 김혁규 전 경남지사, 문희상 전 비서실장 등 핵심 실세들을 비서실장 공관으로 초청, 미뤄뒀던 집들이를 했다. 물론 노 대통령도 중간에 합석했다.
더욱이 김 실장은 탄핵국면 해소 이후 단행될 청와대 개편 대상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롱 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그러나 원내 과반을 확보한 열린우리당, 실세 총리와 각료들이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각 등과의 관계 속에서 얼마나 정치력과 조정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없지 않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복권시 단행될 청와대 개편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핵심은 정책실의 대대적인 역할 재정립과 각 수석 직제의 큰 변화로 요약된다.
먼저 1실장-1수석 체제였던 정책실은 복수의 수석을 두고 정책영역을 나눠 맡는 시스템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확정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존 정책수석은 정책기획수석(가칭)으로 명칭을 바꿔 경제정책, 경제·비(非)경제를 망라한 전반적인 정책기조 설정, 정책홍보 분야를 담당토록 하고, 신설되는 사회정책수석은 교육과 노동, 복지 등 비경제 분야를 맡도록 한다는 설정이다.
정책실장은 이들 두 수석을 지휘하며 대국회 관계 등 대외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야당과의 물밑 조율 등과 같은 과거 개념의 `정치’는 멀리 하고 `정책’을 중심으로 국회와의 관계를 가져나가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정책 중심의 대국회 관계 추구 및 여대야소 상황에 따라 그 역할이 현저히 감소되는 정무수석실은 아예 폐지하고 사회갈등 조정을 주업무로 하는 시민사회수석실을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시민사회수석실에는 사회갈등 조정업무와 관계가 있는 정무수석실내 시민사회비서관 등 여타 수석실내 관련 조직이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무기획 등과 같은 종래 정무수석실 일부 기능 및 조직은 그간 정무 파트와 업무중복 논란을 빚어온 홍보수석실로 흡수될 예정이다.
각 부처의 혁신 업무를 유도하고 민원제안과 제도개선에 집중해온 참여혁신수석실 역시 폐지되고 관련 기능과 조직이 정책실 등으로 이관될 전망된다.
부활되는 연설담당 비서관은 노 대통령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와 메시지의 효율적 관리 등을 위해 과거 홍보수석실에 배속됐던 것과 달리 의전, 부속실처럼 비서실장 직속으로 편제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보기능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전담 부대변인을 두는 등의 대변인팀의 역할 강화도 적극 모색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국정 2기의 핵심 과제가 될 정부혁신 업무와 관련해서는 정부혁신위와 함께 호흡을 맞출 청와대내 조직을 보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장관급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보좌관 등 3두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정무, 민정, 홍보, 참여혁신, 정책, 인사 등 6수석 체제가 시민사회, 민정, 홍보, 정책기획, 사회정책, 인사 등 업무영역이 일부 조정된 6수석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각 수석·보좌관실의 기능 및 조직재정비에 따라 비서관급 직위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 초기 고위 참모진이 대거 퇴진하고 국정 1기 후반부터 도입된 `탈(脫)정무-관리형’ 인사가 정착됨으로서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추구하는 노 대통령의 국정 2기 운영방향이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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