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4년중임 대통령제 개헌론’ 악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4-27 19: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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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동영·朴근혜 공감대 형성 총선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 또 다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론’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달라진 것은 총선 이전에 무게있게 다뤄졌던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와 같은 권력분권형 개헌논의가 사그러진 대신 4년중임 대통령제 개헌론이 논의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민련 김종필 전 총재나 한나라당 홍사덕, 민주당 박상천 의원 등 권력분권론자들의 퇴조와 함께 4년중임론자들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내 차기 예비주자들의 부상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7일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고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당내에서 논의를 해보겠다”며 공론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특히 “오는 2008년이 대통령의 임기와 국회의원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게 돼 개헌논의를 하기에 적기라는 얘기가 있다”면서 당장 오는 29일부터 시작될 연찬회에서 이 문제의 공론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26일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장영달 의원은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다음 대선부터는 국회의원 선거와 같이 치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도 농도의 차이는 있지만 4년중임 대통령제 개헌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과 김 원내대표는 2001년 12월 여야 개혁중진 모임에 함께 참여하면서 `4년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한목소리로 촉구한 바 있다.

우리당은 지난 2월에 총선 정치공약중 하나로 2007년 12월 대선과 총선을 동시 실시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적극 검토했을 정도다.

당시 당의 핵심 관계자는 “잦은 선거로 인한 국력소진을 막고 국정안정을 기하기 위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실시하는게 올바른 방향”이라며 “4년중임제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의장의 소신”이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총선 공약화는 개헌논의가 선거전의 대오를 흐트러뜨릴 우려가 있다는 정 의장의 판단에 따라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총선 이후 논의해 볼 수 있다”는 공감대는 일정 정도 형성됐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정적인 `차기 구도’를 위해서라도 정·부통령 러닝메이트제로 개헌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차기 주자 한사람이 전면에 부상할 경우 곧바로 `흔들기’와 견제에 시달리는 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호 보완관계의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함으로써 `시샘구도’를 일정부분 완화시키자는 얘기다.

이와 함께 권력구조 개편뿐 아니라 시민참여의 확대와 참여민주주의의 진전 내용을 헌법에 포함시키고, 글로벌화 되고 있는 경제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경제에 관한 규정의 개정, 남북화해 협력시대에 걸맞게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 수정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개헌의 조기 공론화 필요성을 거론하는 측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개헌을 `골방’에서 탁상공론식으로 몇몇 사람이 주도할 수도 없고, 단기간에 `핵심정리’ 하는 식으로 마련돼서도 안된다”면서 “개헌논의가 조기 공론화돼 정치권은 물론, 각계각층의 다양한 견해들을 한 그릇에 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내에서는 개헌논의가 공론화 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아직은 다수를 점하고 있는 듯 하다.

장영달 의원의 의견개진에 대해 당내 다수가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며 일축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여권내에서는 총선에서 승리한 마당에 개헌논의가 쟁점으로 부상할 경우 또 다시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며 이는 노무현 대통령 집권 2기 국정운영에 차질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는 이들이 많다.

노 대통령이 당선직후인 2002년 12월26일 밝혔던 국정 운영 타임 스케줄에도 “개헌논의는 2006년께 공론화해서 여론을 수렴한 뒤 2007년에 들어가기전 논의를 끝내는 것”으로 돼있어 여권내의 개헌 조기 공론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공론화의 시기가 문제일뿐 차기 대통령 선거는 개정된 헌법의 적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는 여권내 큰 이견이 없는 듯 하다.

이해찬 의원이 “대통령 임기가 5년이고, 국회의원 임기가 4년인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고, 대통령 중임제도 언젠가는 검토해야하는 사안”이라며 “개헌 문제는 2007년쯤 되면 자연스럽게 논의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은 여권내 분위기를 상당부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원내 과반인 열린우리당내에 잠재해 있는 개헌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속에서 한나라당 박 대표가 공론화에 앞장설 경우 개헌론이 17대 국회 개원 이후 주요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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