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5일 북한 룡천역 열차폭발참사와 관련, 당차원에서 `룡천동포돕기 모금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의 법통을 이어온 한나라당에서 대북지원활동에 당이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이었던 지난 95년 북한이 엄청난 수해를 당했을 때 정부차원의 대북쌀지원이 있었음에도 당 차원의 조치는 아무 것도 없었다.
대신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대북지원문제가 부각될 때마다 `분배투명성’이나 `현금지원 불가’ 원칙을 지나치게 강조, “대북지원에 딴지만 거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온 측면이 없지 않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당은 정부와 대한적십자사 그리고 NGO(비정부기구)의 구호활동을 적극 환영하며 최대한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박근혜 대표가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김 총장은 남북협력기금을 대북지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울 것을 통일부에 촉구하고, “국회에 승인을 요청해오면 신속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의 열악한 의료체계를 지적, “무엇보다도 의료인력을 긴급히 파견해야 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주선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한 뒤 “대북NGO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체계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총장은 이날 `북한 정부’라는 용어를 사용, 눈길을 끌었다. 김 총장은 이같은 `이례적 표현’에 대해 “북한은 국가보안법상으론 국가가 아니지만 남북교류협력법상으로는 교류와 협력의 대상으로서 `북한 정부’로도 쓸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황의 이중성’을 강조했다.
이어 기자들에게 “`북한 정부’라는 표현이 그렇게 센세이셔널하게 들릴 정도로 우리 당이 북한에 대해 강경하고 수구적으로 보이냐”면서 “그런 입장은 박 대표 체제이후 변하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런 변화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당의 입장에서 피부에 와닿고 있다. 박 대표는 총선 직후인 지난 21일 국가보안법 개폐문제와 관련, “지금 상황에선 철폐는 안되고 보완 문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해 기존 당내 주류 의견과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또 총선에서 대폭적 `물갈이’를 거치면서 당내 주류적 견해도 바뀔 조짐이다.
박 진 의원은 “지금까지는 `보수=반공’ 등식이 성립해왔는데 내 지론은 `자유보수’로 대체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찬양, 불고지죄 등 국가보안법의 일부 문제조항들도 개정·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64세로 당 원로격인 박성범 당선자도 “시대가 달라진 데 대해 한나라당도 변해야 한다”며 “국가보안법은 북한을 실체로 인정하는 차원에서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기존 입장을 고수하려는 반발도 없지 않다. 정형근 의원은 이날 한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대북정책 등 당내 노선변화를 꾀하는 소장·개혁파들을 향해 “기회주의자들”이라고 비난, 향후 당내 논란을 예고했다.
박영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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