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장관직 신설론의 중심은 주로 열린우리당쪽이다. 지난 4.15 총선에서 16년만에 처음으로 여대야소로 정국이 재편됨으로서 당정 및 여야간 긴밀한 협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는 논거에서다.
당쪽 분위기를 종합하면, 기능이 다소 중첩되는 느낌이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차원의 집권2기 국정운영을 위해선 청와대 정무수석과 정무장관직을 별도로 두고 당정(黨政), 당청(黨靑), 여야(與野) 관계를 두루 원만하게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위 당직자는 22일 “DJ정부 이후 당정간 대화의 연결고리가 없어져 국무총리가 전면에 나서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달라진 정치환경속에서 상생의 정치를 하기 위해서라도 정무장관 부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당직자는 또 “DJ 정부때는 여야간, 야당과 청와대간에 왕래가 거의 없어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차관급인 청와대 정무수석이 따로 있더라도 장관급인 정무장관이 따로 있으면 여야가 만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장관직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홍사덕 정무1장관을 마지막으로 지난 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조직개편 과정에서 폐지됐다.
앞서 김혁규 전 경남지사도 지난 16일 노무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독대,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상생의 정치를 위해 정무장관직 부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고, 노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얘기도 있다.
한 관계자는 “김 전 지사가 국무위원인 정무장관을 신설해 자유스럽고 중립성을 지키면서 여야를 두루 접촉하는게 낫다는 생각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노 대통령도 좋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만약 정무장관직이 부활된다면 가장 근접한 인물은 대통령 정치특보인 문희상 전 비서실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노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리당 선대위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을 앞두고 문 전 실장을 먼저 따로 불러 현 정국상황과 관련해 깊숙한 얘기를 나누었고, 만찬장에서 당정간 가교역을 해달라고 공식 주문했다.
그러나 참여정부 초기 로드맵 구축을 통해 시스템 정착에 큰 역할을 했던 문 실장은 정작 정무장관직 신설에 부정적이다.
비록 정국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참여정부 초기 한때 논의되다 용도폐기된 `정무장관 카드’를 다시 거론하는게 적절치 않고, 정부조직법을 따로 손질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정무장관직 신설안은 청와대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서 깊이 있게 논의된 것도 아니고 대통령 근처에서 나온 얘기도 아니다”며 “다만 정무수석의 역할과 관련한 실무자 논의과정에서 나온 얘기”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당정분리 차원에서 대통령이 입당하더라도 명예직으로 있겠다고 했고, 그런 의미에서 대화창구와 의사전달 기능은 대통령 정치특보가 하면 될 것”이라며 “다만 우리당과 관계가 아니라 한나라당과 민노당 등 대국회 관계라면 필요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정무장관직 신설 여부는 여권내 논의가 더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며, 당 일각에서는 신설 정무장관 후보로 문희상 전 실장보다 한나라당 입당파인 이부영 전 의원,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당선자와 영남출신 낙선자인 이 철 전 의원 등이 유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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