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후 달라지는 여야 정치상황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4-19 19: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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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 ‘실용주의’ 정체성 암중모색 4.15 총선 이후 과반 여당으로 변모한 열린우리당이 17대 국회의 운영과 직결되는 당의 정체성 확립문제를 놓고 암중모색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다.

`친노개혁파’의 유시민 의원은 19일 정체성에 관한 질문에 “다그치지 말라”며 언급을 자제했다.

불과 2주전 문성근 국민참여운동본부장과 명계남 전 노사모 회장의 분화론 발언으로 인한 파문 때에도 “총선 후 노선경쟁을 하겠다”고 했던 것과 달라진 톤이다.

당을 둘러싼 친노그룹에서도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정간법 개정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우선 민생을 챙겨 국민의 교감을 얻고 우리 스스로 정쟁적 요소를 제어할 수 있을 때 다뤄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7일 “당장 부딪혀서 소리가 나는 것 보다 국민적, 여야간 공감대가 있는 부분을 처리하는 것이 수순에 맞다”고 말한 정동영 의장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친노그룹의 자세가 향후 노선투쟁에 대비한 탐색전인지, 아니면 정 의장 등 중도 성향의 당권파가 지향하는 민생노선에 대해 일단 협조 메시지를 던진 것인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여권에서는 김부겸 의원 등 재선 소장파 그룹이 공공연히 “초선의원들의 군기를 잡겠다”고 밝히는 등 이념적 분화에 따른 분란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비등한 상태다.

그러나 친노그룹의 현실적 목표가 특정 이념의 실현이라기보다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하는 상식과 원칙에 입각한 사회 구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생회복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여당이 갖는 책임감과 민주노동당과의 차별화 필요성을 고려해볼 때 현실에 바탕을 둔 개혁적 실용주의가 향후 우리당이 지향하는 정체성의 본질이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다.

김근태 원내대표도 이날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총선 후 첫 당·정협의에서 “단기적 경제회생 요구와 장기적인 경제개혁 요구가 상충되는 것이 우리를 어렵게 한다”며 “전략적인 원칙을 지키면서 단기적으로 제기되는 많은 심각한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다수인 재야·운동권 그룹을 대표하는 그의 언급은 진보진영의 강력한 요구인 재벌개혁 방향에 대해 점진적 접근이란 중도적 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노 대통령이 자유총연맹측과 오찬에서 한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개혁방향은 합리주의로, 모든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요소를 청산하고 합리적인 룰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실용주의 노선을 중심에 놓고 개혁적 합리주의를 실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친노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의 정체성은 이념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며 “민노당과는 정책 사안별로 공조하겠지만 유명무실화된 국가보안법을 손대서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당권경쟁은 정체성 개념을 배제한 가운데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의 양대 계파와 그들 사이의 공간에서 친노세력이 원내대표 경선 등 역학구도 변화의 분수령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양상으로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한나라 - 朴대표 “잘못된 관행 털겠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9일 “이제 모든 것이 너무 투명해졌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정치인들도 잘못을 하면 피할 데도 없고 숨을 데도 없다”며 “한나라당도 항상 긴장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과감히 털어내고 다른 당보다 개혁적으로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천막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이것이 대세이며 시대정신”이라며 “조직도 개인도 그렇게 바뀌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며,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면 끝장”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이런 발언은 총선 이후 당 체제정비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개혁그룹의 전면배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그는 “한나라당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 기회를 잘 살려서 다시 살아나느냐 아니면 없어지고 마느냐의 기로에 섰다는 긴장감을 갖고 해 나가자”며 “특히 총선 공약은 꼭 실천해내도록 각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당선자대회를 열고 변화와 개혁 실천을 다짐할 예정이라고 김형오 사무총장이 밝혔다.

한나라당은 특히 당선자들의 재산을 신탁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당선자 대회에서 전 당선자들의 재산신탁을 실행키로 했다.

/박영민기자 [email protected]

민주당 - 비대위원장 한화갑 前대표

민주당은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당선자 9인 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총선 선대위를 해산했다.

비상대책위는 한화갑 전 대표가 위원장을, 손봉숙 김종인 당선자가 부위원장을 맡아 당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

사무총장은 이정일 의원, 정책위의장은 김효석 의원, 타 정당과의 협의를 맡을 원내총무는 이낙연 의원, 기조위원장은 이상열 당선자가 각각 맡기로 했고, 대변인은 이승희 당선자와 장전형 선대위 대변인이 맡게 됐다.

한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며, 뼈를 깎는 아픔과 반성을 통해서 앞으로 민주당이 책임있는 정책 정당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합치기로 했다”며 “당 쇄신을 추진할 것이며 중앙당을 없애는 것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당의 여러 문제는 9인의 당선자가 난상토론을 통해서 만장일치로 결정해서 시행하기로 했다”며,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최용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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