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동영 사퇴로 위기탈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4-13 18:11:2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노인폄하 발언 책임 … 우리당 막판 승부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7대 총선승리를 위한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다.

정 의장은 지난 12일 밤 기자회견을 갖고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하고 `탄핵세력 부활 저지’를 위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 전격 사퇴와 `탄핵세력 심판’이라는 마지막 대국민 호소는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총선판세에 상당한 파장을 드리울 전망이어서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의장은 지난 1일 `노인 폄하’ 발언이 보도된 이후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급격한 조정국면을 맞으면서 거취 문제를 놓고 심각히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도 현 시점에서의 선대위원장 사퇴가 총선에 도움이 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정 의장 사퇴가 자칫 당을 와해국면으로 몰아넣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정 의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물러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팽팽했었다.

11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에서도 사퇴 소문이 나돌았으나 정 의장은 “총선 결과에 무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나는 당의장이고 선대위원장으로서 이번 선거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중도 사퇴설을 부인, 일단 총선은 `정동영 체제’로 치러지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 했다.

그러나 선거 막판까지도 한나라당 상승세와 우리당의 하락세가 뚜렷해 지면서 서울의 상당수 선거구마저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정 의장은 내심 사퇴를 결심하고 타이밍 잡기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날 낮 대구·경북 지역 출마후보들의 사퇴촉구 성명 발표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표에 도움이 될까요”라고 반문한 뒤 불과 서너시간 만에 제주 유세에서 “탄핵세력을 심판할 수만 있다면 나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결심을 밝힌 것은 현 시점이 당의 요구와 자신의 결단을 적절히 접목할 시점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김부겸, 임종석 의원 등 소장파 6명이 “쿠데타 세력을 응징하라고 보내준 전국적 지지를 저희들의 부덕함과 실수로 지켜내지 못했다”며 `참회와 호소’의 단식을 시작한 것도 정 의장의 결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러나 당의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선거 결과를 지켜본 뒤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밝혀 일단 당내 충격을 최소화 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는 여지를 남겨뒀다.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직 사퇴로 열린우리당은 일단 위기를 타개할 비상 돌파구를 찾게됐다.

불과 한달전에 있었던 탄핵안 가결의 역풍이 `노풍’으로 급격히 잦아들면서 위기감에 빠진 열린우리당은 정 의장의 사퇴와 소장파 의원 및 비례대표 후보들의 단식 합류 등으로 일단 선거 막판 탄핵 이슈를 되살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몰고간 야당을 심판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최대 의미로 규정해온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정 의장 사퇴를 계기로 `민주 대 반민주’ `탄핵 대 반탄핵’의 대결 구도를 선거 막판 최고조로 이끌어간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정 의장의 사퇴 카드가 단박에 기울어져 가는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내에서도 “정 의장이 굳이 사퇴카드를 던질 필요가 있었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대선이 아닌 총선의 특성상 갈수록 인물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는 선거구도에서 정 의장 사퇴로 개개 지역구의 표심이 바뀌기는 힘들 것이란 시각도 있다.

야당은 대선때 막판 `정몽준 단일화 파기’ 효과가 다시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 속에서도 역공에 들어갔다.
정 의장의 사퇴가 당내 압박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며 이로 인해 열린우리당은 본격적인 내분에 휩싸였음을 강조하면서 그의 사퇴 의미를 `국민 기만용’으로 깎아 내리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 의장은 13일 오전 배포한 ‘당원동지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저는 총선전선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당의 중심을 지키겠다”면서 “의장직에 연연하지 않고 선거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백의종군의 자세로 당원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승리를 일궈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또 전날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하고 단식농성에 들어간 소장파 후보들의 동조 단식에 대해 “단식은 여러분 몫까지 제가 혼자 하겠다”고 철회를 요청하고 “국민 속으로 달려가 유권자들의 가슴에 호소하자”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한나라 - 서울·수도권 표몰이 주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선거일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26개 지역을 순회하는 등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경합지 막판 뒤집기를 위한 강행군을 이어갔다.

박 대표는 마지막 이틀간을 서울지역을 누비면서 부동층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선거전 막판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후보 사퇴가 한나라당의 상승기류였던 총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속단할 수 없다고 보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경쟁’을 강조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13일 부산에서 귀경, 김포공항 인근 방산시장을 시작으로 화곡역사거리, 방학사거리 등 서울 25개 지역에서 지원유세를 벌인 뒤 경기 하남 LG마트로 이동해 26개 지역 유세를 마무리했다.

당 관계자는 “각 지역 후보들이 박 대표의 지원유세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어서 각 지역당 2~3분 가량 밖에 유세지원을 하지 못할 정도”라며 “총선 전날에도 서울지역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유세지원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릴레이 유세에서 “허리도 아프고 손도 붓고 잠도 2~3시간 밖에 못 자지만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이렇게 버티고 있다”며 “민심은 천심이다. 국민 여러분이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셔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깨끗한 정치,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하기 위해, 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열심히 하겠다”며 “한나라당이 조끔씩 국민의 마음을 얻기 시작하니까 열린우리당은 지역주의가 부활한다고 비방하기 시작했다. 지역감정 때문에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게 얼마나 심한 비방이냐”고 주장했다.

/최용선기자 [email protected]

우리당 - 탄핵불씨 살리기 안간힘
열린우리당은 선거를 이틀 앞둔 13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야당의 `거대여당 견제론’과 이른바 `노풍(老風)’ 등으로 인해 이번 총선의 핵심전략이었던 `탄핵 심판론’이 곁가지로 전락, 당초 목표였던 원내과반은 고사하고 1당도 자신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날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한 정동영 의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단식농성을 계속하는 한편, 선대위 회의때 비장한 표정으로 한마디도 하지 않는 등 철저히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장은 대신 당원들에 대한 호소문에서 “탄핵심판의 전선이 흐려지고 지역주의 세력이 무섭게 되살아나 총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당내 결속을 당부했다.

대신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의 행보가 한층 빨라졌다.

김 위원장은 오전 국회본청앞에서 철야 단식농성을 벌인 소장파 의원 6명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3.12 의회 쿠데타의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안이하고 교만했던 것에 대한 회초리는 달게 받겠다”면서 “우리의 잘못이 있었다고 해서 쿠데타세력이 부활하는 것은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또 선대위 회의를 주재한 뒤 결의문을 통해 “야3당은 선거결과로 대통령 하야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음모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또 경기도 김포와 일산, 인천 서강화을, 연수구, 남동갑, 서울 구로갑, 도봉갑 등 수도권 접전지를 종횡무진 누비며 막판 부동층 흡수에 주력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민주당 - 제2의 창당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13일 광주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2창당의 정신과 각오로 거듭날 것이며 민주당을 환골탈태시켜 뉴민주당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제2의 창당’을 선언했다.

추 위원장은 “지금은 평화민주세력이 힘을 합쳐 나라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느냐, 아니면 부패한 한나라당의 파국정치와 분열적인 열린우리당의 독선정치에 나라의 운명을 맡기느냐의 기로에 선 엄중한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위원장은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 사퇴에 대해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민주화 세력은 들러리 세우고 영남의 운동권들이 분열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며, 이들이 호남의 민주화세력을 장애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영민기자 [email protected]

민노당 - 젊은층 공략

민주노동당은 13일 대학교를 방문, 학생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농민과 노점상 등 계층별 공략을 계속했다.

TV토론 등에서 재치있는 말솜씨로 젊은층에게 인지도를 높인 노회찬 선대본부장은 이날 낮 연세대를 방문, 대학생들과 대화를 갖고 “젊은 세대의 투표참여가 중요하다”며 민노당의 잠재적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20대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출근길 유세도 2호선 건대입구역에서 진행됐으며 대학생인 이주희 비례대표 후보는 한양대를 시작으로 경희대, 산업대, 대학로, 성균관대를 돌며 또래 대학생들에게 민노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