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잡기 미디어 전쟁 돌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4-05 20: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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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각당이 TV와 라디오, 신문 등을 통한 표심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미디어 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각 당은 미디어 광고를 통해 `과거 반성’이나 `탄핵심판론’ 등 선거구도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이슈선점에 골몰했다.

한나라당은 TV광고의 테마를 `국민이 저의 어머님입니다’로 설정했다. 6일부터 전파를 타게 될 광고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어머니를 국민으로 설정, 장남이 어머니로부터 회초리를 맞는 장면이 등장한다.

특히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방송연설 도중 흘렸던 눈물을 소재로한 광고의 방영여부를 둘러싸고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의 눈물이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면서 득표전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이른바 감성정치 논란이 있었던 점이 부담이란 점에서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라디오 광고를 통해서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을 알리는데 주력키로 했다. 박 대표가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쓰지 말것을 당부한 만큼 정 의장에 대한 공격 대신 정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지난달 12일의 국회에서의 탄핵안 가결 장면을 TV광고의 테마로 잡았다.

여론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강행처리한 야3당의 `원죄’를 상기시켜 탄핵역풍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탄핵광고는 의사당에서 우리당 의원들이 국회 경위대와 야당 의원들에 의해 끌려나가는 모습과 이를 TV로 지켜보는 시민들의 분노 어린 눈물로 시작된다.

“이게 뭐야”(이부영)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유시민)는 의원들의 절규 속에서 이를 웃으며 지켜보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미소가 절묘하게 오버랩된 뒤 `죄송합니다. 그날은 힘이 모자라 그들을 막지 못했습니다’라는 자막이 깔린다.

광고는 “3월 12일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4월 15일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라는 멘트로 마무리된다.

우리당의 탄핵광고는 야당심판론을 부각시키는 한편 수도권까지 북상한 `박근혜 바람’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과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60~70대 이산가족들이 북쪽의 친지들과 작별하는 장면을 소재로 한 광고를 만들어 정 의장을 공격하는 동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의 계승자임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은 정당투표의 기호 12번을 알리는데 주력키로 했다.

한나라 - ‘수도권 지지’ 상승 기대

한나라당은 5일 총선을 열흘 앞두고 총선전략 수정에 나섰다.

탄핵 역풍의 완만한 희석 추세,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 파문 등에 따른 판세 변화 조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한나라당은 선거전 중·후반부터 총선 승패의 분수령이될 수도권에 당력을 결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른바 T·K(대구·경북) 바람 전국 확산 전략이다.

당 내부 분석에 따르면 당장 총선을 치르더라도 60석 안팎은 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은 예전 지지세를 회복하고 있고, 부산·경남·울산도 거의 전 지역이 추격권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나 경합지역이 늘어나는 등 조금씩 상승 추이를 타고 있어, 막판 대반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선대위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부패정당, 탄핵 정국에 대한 사과와 반성, 내부 혁신을 통한 이미지 쇄신에 무게 중심을 뒀다면 앞으로는 정책 대결을 주도하는 등 공세적으로 총선 전략을 전환키로 했다.

거여 견제론과 국정 심판론 등 기존의 양대 이슈를 고수하면서 타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세일 선대위원장은 경제 파탄과 과도한 교육 평준화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투자 위축과 성장 저하, 고 실업, 신용불량자및 신빈곤층 양산으로 낙제점 이하”라며 “과도한 교육 평준화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도 국가 경쟁력 저하의 심각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표도 선대위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일자리를 없앤 정당과 만들 당과의 싸움”이라며 “국민 생활을 걱정하는 생활정당으로 대범하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선기자 [email protected]

민주당 - ‘호남 표심’ 재결집 나서

민주당은 중반에 접어든 총선전에서 탄핵 역풍과 내분사태로 인해 급전직하로 추락한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한·민공조 노선에 대한 철저한 자성과 몸 낮추기 전략을 통해 오랜 지지기반인 호남 유권자들을 재결집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지율 급락에 따라 눈높이도 크게 낮췄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대외적으로는 이번 총선의 목표 의석을 30~40석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교섭단체만 구성해도 대성공으로 보고 있고 10석을 넘기기 힘들다는 솔직한 고백도 나온다.

민주당 선거전략의 중심에 지난 3일부터 사흘째 광주의 도심에서 진행중인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삼보일배가 있다.

한·민공조로 인해 망가질대로 망가진 당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되살리고 “민주당을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통해 호남의 전통 지지층의 끈끈한 애정에 기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선거운동의 초점은 국회내 캐스팅보트로서 균형추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미있는 의석을 달라고 절박하게 호소하는 데 있다.

민주당은 또 열린우리당 바람이 상대적으로 강한 전북보다는 우선 광주·전남의 민심을 돌려놓은 뒤 전북으로의 북상을 시도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동시에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대북송금 특검 수용, 햇볕정책 훼손, 민주당 분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등은 모두 분열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 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으며,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공세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장성민 총선기획단장은 “열린우리당은 햇볕정책을 짓밟고 민주당을 분열시키더니 세대, 지역을 분열시켜 국가 해체로 가고 있다”면서 “추 위원장의 삼보일배로 기존 지지자들이 연어처럼 민주당이란 모천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email protected]

우리당 - ‘박정희 향수’ 확대 차단
선거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열린우리당의 총선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역주의가 영남을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자 전략의 기조가 `민생과 민주’에서 `민주냐, 반민주냐’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것이다.

정동영 의장이 5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탄핵철회 및 대표회동을 제안한 곳이 부산 민주공원이었고, 같은 시각 김근태 원내대표는 임진각 망배단을 찾아 분향하고 동두천의 미선·효순 추모비에 헌화했다.

정 의장은 특별기자회견에서 “상생과 화합, 그리고 국민통합의 새 정치를 제안한다”면서 “이번 총선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총선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정과 화합”이라고 말했다.

또 김 원내대표는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회견에서 “한나라당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고 부산·경남(P·K)으로까지 이를 확대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우리당의 민감한 대응은 민주당 탈당의 명분이자 창당 정신인 전국정당화의 꿈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T·K에서 발원한 `박근혜 바람’이 지역주의 성향이 가미된 `노풍(老風)’과 맞물리면서 영남의 선거판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 대구·경북 지역은 4~5곳을 제외하고 한나라당에 넘어갔고, 부산·경남·울산도 거의 전 지역이 한나라당의 추격권에 들었다는 게 선대위의 분석이다.

민병두 총선기획단장은 “T·K지역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전국정당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수도권을 놓치더라도 T·K에선 몇 석이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의장의 향후 동선은 영남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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