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친 黨지지율 ‘상승효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3-23 19:51:0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贊탄핵 대 反탄핵’ 정국구도 뚫기에는 어려울듯 한나라당이 23일 임시전당대회에서 박근혜 후보를 새 대표로 선출, 탄핵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총선전을 이끌 지도체제를 출범시켰다.

박 대표는 이날 공식 사임한 최병렬 대표의 잔여임기인 6월 정기전당대회때 까지 당권을 맡게 되나 당장 23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승리를 견인해야 하는 과제를 떠맡게 됐다는 점에서 역대 어느 대표보다 역할이 막중하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전통적 강세지역인 영남권에서조차 당의 지지기반이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에 취임하게 된다는 점에서 총선까지의 행보가 박 대표의 향후 정치적 입지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당 안팎에서는 이날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이 불법대선자금 수사에 이은 탄핵정국으로 침몰위기에 처한 한나라당호(號)가 순항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느냐는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정치권의 관심은 `박근혜 효과’의 파괴력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일단 박 대표선출은 10% 초반대의 한나라당 지지율을 상당수준 끌어올리는 견인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바닥을 친 한나라당 지지율이 제1당의 50대 초반 여성 대표라는 그의 상품성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얘기다. 탄핵역풍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대구·경북 등 영남권이 그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30%대에 이르는 부동층 가운데 `반노(反盧) 비(非) 한나라’ 성향의 표심이 `박근혜 우산’ 아래로 모여들지도 총선정국의 변수다.

또한 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에서 보수층의 `박정희 향수’를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박근혜 효과’가 `찬탄핵 대 반탄핵’의 정국 구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박근혜 대표 선출 자체보다는 박 대표가 탄핵정국에서 어떤 해법을 제시할 것인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효과는 탄핵정국의 종속변수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당내 장악력이 약한 비주류 출신의 박 대표에게 얼마만큼의 자율적 공간이 주어질지도 변수다.

과연 그가 당내 주류측의 저항을 뚫고 당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지 여부가 한나라당의 지지율 상승의 또 다른 관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차떼기당’의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했고, `제2창당’의 효과도 갖지 못한 총선용 전대에 불과하다고 공격해 왔던 터다.

여기에 박 대표의 선출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가 “의회 쿠데타 세력의 새 대표가 `군부 쿠데타’의 원조격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고 공격했듯 여권의 박근혜 효과 흠집내기도 다각적으로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권내에선 박근혜 효과가 대구·경북(T.K) 지역 표심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질 수 있겠지만 부산·경남(P.K)은 그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고 오히려 영남권 표심이 갈라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무튼 박근혜 효과와 탄핵역풍의 기싸움 과정에서 총선정국은 점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강구도로 고착돼 가면서 제3정당이나 무소속 등의 입지는 축소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데 대부분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연설에서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며 “철저히 새로운 모습으로 새출발한다면 국민은 한나라당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변화의 실천’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탄핵정국으로 당과 이반된 민심을 추스르기위한 가시적 조치를 제시하는데 주력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박 대표는 금명간 당을 선대위 체제로 전환, 자연스럽게 지도부 면모를 일신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박 대표는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기 위해 동참할 모든 분들에게 한나라 문을 활짝 열겠다”며 외부 유력인사의 적극적인 영입과 투명한 비례대표 선출을 통해 건전하고 합리적 세력이 한나라당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점을 여러차례 피력한 바 있다.

당의 얼굴 변화와 함께 박 대표는 호화당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중앙당사를 박차고 나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바닥에서 새출발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몇가지 `응급책’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대응책이 별로 없다는데 있다. 또 총선이 불과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고단위 처방의 효과가 투표 현장에 반영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수도권 공천자들이 주장한 탄핵철회론도 새 대표가 해결해야 할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탄핵정국을 돌파할 마땅한 카드를 마련하지 못하면 여러 위기타개책의 효과도 반감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도권 공천자들은 최악의 경우 전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탄핵철회를 주장했지만, 이를 수용할 경우에는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기회주의’ 논란이 가중될 경우 득실계산도 엇갈린다는 문제가 있다.

당내 일각에서 거론되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의 회동을 통한 정치적 해법을 박 대표가 수용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결국 박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산적한 과제를 떠안게 됐지만 이런 난국을 반전시키면서 총선에서의 선전을 이끌어 낼 경우는 차기 당권은 물론 대권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