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법 再議 처리 고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3-22 20: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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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 대통령 권한대행 거부권 행사 방침 결정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 건 국무총리가 국회가 의결한 사면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한나라당이 국회 재의 요구시 처리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사면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3권분립 정신을 호도한 헌법파괴 행위’라는 입장을 취해왔지만 총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재의결을 추진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뿐더러 고 대행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가뜩이나 흉흉한 민심을 오히려 악화시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탄핵정국의 안정을 위해 앞장서서 `고 대행 지지론’을 설파하면서 탄핵소추의 정당성 확보를 꾀했던 당의 기본노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율배반에 빠질 우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지난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거부권 행사는 근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 경시 자세에서 나온 것”이라며 “3당 원내총무 및 정책위의장들과 논의해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특히 “강금실 법무장관이 거부권 행사의 뜻을 강력히 편 것으로 아는데 한두번도 아니고 법을 지켜야 할 장관이 법을 짓밟아버리겠다는 작태에 대해 엄중 경고하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당지도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한나라당이 본회의를 열어 재의결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탄핵철회 검토 및 대국민 사과 주장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로 탄핵의 후폭풍에 치명타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공천탈락한 현역 의원들을 다시 불러 모아 의결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를 채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전여옥 대변인도 “우리 당으로서는 사면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고 대행이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 유감”이라면서도 “권한대행으로서의 운신의 폭과 각료들의 의견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고 대행의 입장을 `이해’하는 듯한 구두논평을 했다.

전 대변인은 특히 “고 대행이 재의요구서에 `사면권은 역사에 남용된 사례가 많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는 내용을 붙일 것으로 안다”며 “그런 내용이 실제 `고심(高心·고 대행의 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 고 대행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용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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