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기간 개시일 이전, 특히 측근비리 특검수사가 가닥을 잡을 `3월말 입당 추진’이 우리당의 공공연한 당론이었지만,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면서 총선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정신적 여당’의 꼬리표마저 강제로 떼인 처지에서 재판중인 대통령이 입당하는 것도 모양새가 썩 좋지는 않아 보인다.
더구나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우리당 지지발언이 탄핵발의의 단초가 됐다는 점에서 그의 입당 및 정치적 행보가 몰고올 야권의 공세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지도부의 시각도 다소 신중해지고 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14일 “지금은 국민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대통령 입당은 시간을 두고 생각할 문제”라고 잘라말했다.
김명섭 의원도 “재판이 끝나고 입당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면서 “입당은 헌법재판소에 간접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고, 김영춘 의원은 “탄핵안까지 가결된 마당에 입당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면돌파론’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편이다. 유재건 의원은 “대통령의 입당이 야권의 당리당략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한 게 사실이지만 손해보더라도 솔직하고 떳떳하게 입당하는 게 오히려 국민의 공감을 살 것”이라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도 “국정과 민생안정을 목표로 내건 진정한 여당이라면 유불리를 따져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김태랑 전 의원은 “대통령 스스로 총선 결과로 심판받겠다고 했으니 일찍 하는 게 옳다”고 가세했다.
입당 문제의 열쇠를 쥔 정동영 의장은 일단 신중론을 견지했다.
지난 13일 노 대통령과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한 정 의장이었지만 입당 문제에 대해선 “정신을 차리고 상의해보겠다”는 언급을 되풀이했다. 여론이 야권이 의도했던 `친노 대 반노’의 50대50 구도가 아니라 야권이 일방적으로 몰리는 흐름으로 전환된 만큼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의 입당 문제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야권 일각의 개헌논의, 측근비리 수사결과 발표 등 갖가지 정국 변수 발생에 따른 민심 추이에 따라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탄핵안 가결이후 열린우리당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입당시기 연기론과 관련, “탄핵발의 이후 청와대 내부에서 이 문제를 비롯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 일절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 노 대통령의 우리당 입당문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청와대내에서 그런 논의를 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도 기자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의 입당시기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노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 이상의 새로운 얘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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