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동반책임론 ‘칼날 사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3-09 19:17:5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검찰수사 연기는 정치적 계산때문” 종전 회견이 검찰 수사 초기 단계인 만큼 검찰의 수사방향과 수위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발표를 검토한 결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특히 노 대통령이나 자신 모두 불법대선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패자 캠프에만 검찰의 칼끝이 집중됐다는 시각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순부터 입장표명 문제를 검토했던 이 전 총재는 노 대통령에 앞서 검찰수사 발표 다음날 전격 기자회견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치권이 총선전에 접어들면서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여부 및 대선자금 규모 등과 관련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인 만큼 자신이 총재와 대선후보를 지냈던 한나라당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재는 “불법대선자금으로 구속된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대선자금에 대한 책임은 모두 후보였던 저에게 있다. 이러한 저의 생각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보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수사에 대한 실망의 근거로 자신과 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총선 이후로 연기하기로 한 검찰 결정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를 미루는 것은 검찰이 정치적 계산을 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 전 총재는 노 대통령에 대한 정면 반격을 시도했다. 그는 “저나 노 대통령이나 대선자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저는 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감옥에 가겠다”며 “노 대통령은 대의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15일 불법대선자금과 관련한 두번째 기자회견에서 `최고 책임자로서의 감옥행 자처’라는 입장표명을 통해 우회적으로 노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했던것에 비해 한층 강도를 높인 것이다.

이처럼 이 전 총재가 검찰수사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 노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함으로써 최근의 탄핵정국과 맞물려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 탄핵안 추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한나라당내 일부 인사들을 자극, 탄핵안 강행쪽으로 당내 여론을 몰아가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패장이긴 하지만 한나라당내에서 이 전 총재는 아직도 적지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한나라당은 뼈를 깎는 자기혁신으로 환골탈태해 국민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바란다”며 “국민여러분도 이제 한나라당에 대한 노여움을 푸시고 못난 자식을 아끼는 부모의 안타까움으로 채찍과 격려를 보내주기 바란다”고 말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전 총재의 이런 언급은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관련 발언과 대비되면서 탄핵 및 `10분의 1 수사’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 속에서 또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전 한나라당 총재가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에 대한 수사를 하루 속히 마무리짓고 사법처리를 바란다고 밝히고 나서자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총선에 미치게 될 영향을 감안, 8일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정치인에 대한 직접 조사를 총선 이후로 미룬 검찰로서는 이 전 총재가 그런 주장을 했다고 해서 하루만에 수사방향을 180도 수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은 이 전 총재의 3번째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에도 공식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어제(8일) 밝힌 내용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언급, 이 전 총재에 대한 처리 문제를 총선 이후에 논의할 것이라는 점을 간접 시사했다.

또 검찰은 지난 8일 발표에서 이 전 총재와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불법자금 모금에 직접 관여한 구체적 증거가 확보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총선때까지 이 전 총재나 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고, 최종 수사결과를 낼 때 이들 대선후보의 불법 혐의 유무와 처리방향 등에 대해 함께 밝힌다는 방침이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