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강한 지도자가 없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2-11 18: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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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崔대표-홍총무 엇박자 민주당 소장파 목소리커 우리당 중진그룹 ‘파워’대단 “3김시대의 권위적 리더십은 해체돼 가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뉴 리더십이 없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이라크 파병동의안 국회처리 무산 사태이후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不在)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이라고 할 수 있는 `공천감’을 쥐고 일사분란하게 당을 이끌어가던 권위적 리더십은 `1인 보스에 의한 사당화’라는 비판에도 불구, 최소한 화급한 국가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만큼은 분명했던데 반해 최근 각당의 지도부는 당내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채 이리저리 끌려다니기 바쁘다.

심지어 당내 라이벌들의 어깃장 놓는 목소리마저 제어할 힘도 없어 보인다. 당은 사안별로 목소리 큰 사람들의 뜻에 따라 휘둘리고, `지도부는 있되 지도자는 없는’ 난맥상은 되풀이 되고 있다.

국회의석 과반인 거대야당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이후 1년이 넘도록 지도력 부재 상태에 빠져 있다.

최병렬 대표·홍사덕 총무 체제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혼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정치권의 대표적 `도덕 불감증’ 사례로 지적되고 있는 서청원 의원 석방결의안도 최 대표의 `불상정’ 입장에도 불구, 서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이 지도부의 뜻과 무관하게 상정시킨 일종의 `원내 쿠데타’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추진력이 강하다고 해 `최틀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최 대표는 말끝마다 `책임있는 제1당’을 강조하면서도 이라크 파병안 등 사실상 당론이 정해진 사안마저 이쪽 저쪽 눈치를 살피면서 결단을 회피한 채 `여당 탓’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민주당 조순형 대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조 대표는 FTA와 파병안에 대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지만 당의 대주주인 호남의원들과 소장파들의 목소리에 눌려 힘을 쓰지 못했다.

그는 10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현 국회의 수준이 이 정도”라며 자탄했지만, 이 역시 당 대표가 소속 의원들에게 넋두리를 하고 있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조 대표는 최근 당내 소장파들로부터 조속히 `추미애 선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압박받고 있어 갈수록 리더십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상 여당을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은 원내와 당이 불협화음을 내면서 `분권형의 함정’에 빠져 있다.

정동영 의장의 리더십은 몸으로 뛰는 `민생행보’라는 총선용 이벤트에서만 찾아볼 수 있을 뿐, 김근태 원내대표 또는 당내 중진 그룹 등을 상대로한 리더십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 의장이 국회 대표연설에서 파병안 조속 처리 입장을 밝힌 직후 김근태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그렇게는 안된다”고 반론을 편 것이 대표적 사례다.

각 당의 이같은 리더십 위기에 대해 `주인없는 회사’에서 사원이건 간부건 서로 자기 몫만 챙기고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양상과 유사하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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