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동의안 속앓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1-26 18: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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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처리” VS “신중처리”

참여정부의 `동반자’를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이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국회 상임위의 파병안 심의가 다가오면서 의원들의 성향에 따라 `즉각 처리하자’는 의견과 `총선 이후나 17대 국회로 미루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은 파병부대의 성격을 바라보는 시각차에서 출발한다. 김근태 원내대표를 위시로 한 재야운동권 출신 의원들은 “사실상 전투부대”라며 정부안대로의 파병은 불가하다는 입장인데 반해 신기남 유재건 의원 등 당 지도부나 중도보수 인사들은 “국익을 적절히 고려한 혼성부대”라며 2월 임시국회내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파병이 총선에 미칠 영향을 놓고도 견해차가 뚜렷하다. 유재건 의원은 “지금 보수층이 우리당쪽으로 오고 있다”며 “파병을 미룰 경우 선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김근태 대표측을 겨냥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방위원장인 장영달 의원이 `신중 처리’ 입장을 밝히며 김 원내대표를 지원하고 나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장 의원은 “참여정부가 하는 일에 앞장서야하나, 아무리 바빠도 국가의 중대사안을 시간에 쫓기듯이, 국민이 제대로 모른 상태에서 통과시킬 수는 없다”고 말해 새 지도부를 자극했다.

이에 대해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26일 “개인 생각”이라고 깎아내리고 “정동영 의장도 파병안을 지체없이 통과시켜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고, 이강철 영입추진단장은 “안보 문제는 개인 소신과 당리당략을 떠나 국익의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일각에선 특히 김 원내대표가 “당을 위해선 소신도 꺾겠다”던 취임 일성과 달리 새 지도부 선출 후 잇따라 소신발언을 하는 데 대해 “당이 잘 되고 있는 이 때 왜 그러느냐”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 원내총무 회담에서 파병안의 17대 국회 이관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으로 당내 논란이 확산되자 26일에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김 원내대표의 의중에 대해 한 측근은 “미국 부시행정부의 대선전략 차원에서 마련된 일정에 우리가 성급하게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라크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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