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지난 10일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선대본부장을 맡아 선거자금 모금과 집행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 김영일 의원을 구속한데 이어 민주당에서 같은 역할을 한 이상수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까지 결정될 경우 출구조사에 본격 착수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두 의원을 상대로 불법자금의 사용처를 추궁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있던 각 선거 조직에 대한 자금 지원 내역이 낱낱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출구조사 문제는 작년 11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자금 해법을 제시하면서 각당의 중앙당과 지구당, 직능조직, 사조직 자금까지 모조리 공개해야 정치자금의 전모가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한데서 비롯됐다.
이론적으로는 지구당 등 각 선거조직에 지원된 자금을 거꾸로 추적하면 불법자금을 포함한 전체 대선자금 규모를 밝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만큼 시간과 비용 문제는 물론 정치적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출구조사가 이뤄지면 중앙당의 지원금과 이를 받아 사용한 지구당의 집행 내역간의 차이가 드러나고 그 차액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지구당 관계자들이 줄줄이 소환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파괴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불법자금이 중앙당에서 지구당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배달사고가 났거나 해당 지구당 위원장의 개인적 유용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정치권은 책임 소재 및 사법처리를 놓고 또한번 회오리를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검찰은 “아직까지 출구조사를 얘기할 단계가 아니며 방침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며 출구조사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그만큼 출구조사가 갖는 민감성을 검찰도 의식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검찰은 특히 계좌추적 등을 통해 여야 각 캠프에서 모금한 불법자금 일부가 지구당까지 유입된 단서를 포착했지만 수사 장기화 가능성 등 현실적, 정치적 변수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특히 한나라당이 출구조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실제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해 난관이 예상된다는 점도 고려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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