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꽁꽁’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1-17 17: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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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수사 여파에 감시 눈초리도 한몫 대선자금, 측근비리 등 각종 정치자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여파, 경기침체 및 총선을 앞두고 1계급 특진까지 내세운 경찰이나 선관위 직원들의 감시의 눈초리 등으로 인해 정치권이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은 듯하다.

당 고위 당직자들이 명절을 맞아 당직자들이나 핵심당원들에게 줘왔던 선물조차 1만원 안팎의 작은 선물로 단위가 낮춰졌거나 아예 자취를 감추는 형국이다.

검찰 수사 이후 중앙당 차원은 물론, 의원 개개인의 후원회조차 거의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럴듯한 선물을 나눠줄 여력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 정치권의 하소연이다.

특히 총선이 임박해 오면서 대부분의 현역의원들이 설 연휴 민심탐방 등을 위해 지역구에 내려가 있지만, 핵심 당원들에게조차 변변한 선물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추석 사무처 직원들에게 멸치를 선물했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이번 설에도 작은 해산물을 선물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당을 위해 묵묵히 헌신한 사무처 직원들에게 최소한의 성의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사덕 총무와 이상득 사무총장은 당직자와 사무처 직원을 위한 선물을 별도로 준비하지 않았고 홍 총무는 가까운 지인에게 한과를, 이 총장은 지구당 당직자들에게 5000원대의 식용유를 선물했다.

한 사무처 직원은 “불법 대선자금사건으로 `차떼기당’이라는 낙인이 찍힌 정당에서 어떻게 명절 선물을 돌리느냐”며 “여하튼 어느 해보다 `빈곤한’ 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조순형 대표나 강운태 사무총장측은 “설 선물 계획이 없다”고 말했고, 중진급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박상천 전대표가 5000원짜리 김 한톳을 돌린 것이 전부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사 임대료조차 수십억원이 밀려있는 판국이고, 조 대표가 기업으로부터 일체의 후원금을 받지 않겠다고 한 마당에 무슨 여력이 있어서 선물을 돌리겠느냐”며 “야당임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실질적 여당을 자처한 열린우리당 역시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다른 당과 마찬가지다.

또한 정치개혁의 명분을 내걸고 있어 여당행세를 하기도 눈치가 보이는 형국이다.

정동영 의장이 1만원 안팎의 순창고추장을 당직자들에게 선물하고, 박양수 사무처장이 자비로 10㎏들이 쌀 200가마를 구입해 당직자들이 불우이웃돕기에 쓰도록 나눠줄 계획일뿐 다른 고위 당직자들은 별다른 선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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