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의 김동욱(한나라당) 의원은 “불출마 결심이 섰으나 정치를 한 사람으로서 무책임하게 내던질 수 없어서 선언만 미루고 있다”며 “당 내분이 수습돼 가는 것을 보고 불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법사위원장 등을 역임한 4선의 목요상(경기 동두천·양주) 의원도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고, 현실 정치에서 개혁의 바람이 부는데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차라리 시대의 흐름에 따라 후진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선배의 도리가 아닌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 의원은 이날 양정규 의원 등 중진들과 두루 만나 거취문제를 상의한 뒤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위의장과 원내총무를 역임한 5선의 정창화 의원도 “현재 거취문제를 고심하고 있으나 후진들을 키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며 “며칠간 더 숙고한 뒤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선의 이주영 의원도 “김혁규 전 지사의 사퇴로 공석이 된 경남지사 보선출마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할 계획”이라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전·현직 의원 전국구 배제라는 당의 방침이 정해진 이후 신영균 강창성 서정화 이연숙 윤여준 의원 등도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한나라당내에서 총선에 불출마하는 의원은 한나라당 출신의 박관용 국회의장을 포함할 경우 지역구 16명과 전국구 5명 등 21명에 달하게 된다.
특히 이들의 불출마 움직임은 거취문제를 고심하는 다른 중진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한나라당의 공천 심사 과정 및 향후 총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민주당 전국구 의원인 장태완 상임고문도 7일 “후진을 위해 사퇴하겠다”며 “16대 국회의원 임기를 끝으로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의원 등 한나라당의 의원들의 잇따른 불출마 선언에 이어 민주당에서도 장 의원이 처음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내 호남 중진 물갈이론이 더욱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이며, 정치권 전반의 `불출마 도미노’도 확산될 전망이다.
장 의원은 “나같이 나이먹은 사람은 스스로 나가야한다”며 “전국구 의원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 상임고문 자리도 이 순간에 내놓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라고 얘기하겠다”며 당직 사퇴 의사도 아울러 밝혔다.
장 의원은 특히 “장래성 있는 오세훈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우리 당은 가만히 있어서 침체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면서 “지역구에 있는 사람들도 후진을 위해 떠날 사람들은 나갔으면 좋겠지만, 누가 누구를 나가라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알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결심했으면 한다”고 호남 중진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장 고문에 이어 중진급 전국구 C, L 의원 등도 정계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불출마 도미노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장성민(서울 금천) 청년위원장도 “민주당이 호남지역에서 공천혁명을 통한 전반적인 정치인 교체에 실패하게 된다면 17대 총선에서 역사적 패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며 호남중진 전면 용퇴론을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자신의 홈페이지(www.net-jjang.org)에 게재한 글에서 “민주당이 더 큰 개혁을 통해 화합과 통합의 정당이 되는 길은 호남지역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헌신할 때만 가능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는 호남권 중진 의원들이 당장 결단을 내리지 않더라도 당내경선 등 총선전에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룰 경우에는 불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열린우리당도 개혁 이미지 부각차원에서 비리연루 혐의를 받고 정대철 천용택 송영진 의원 등이 자진해서 불출마를 결심해주길 은근히 바라는 분위기다.
새지도부 경선후보인 김정길 전 의원이 최근 모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 의원 등에 대해 “의혹부분이 사실이라면 총선에 안나서는 게 우리당 선거전략에 도움이 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한데 이어 유력후보인 정동영 의원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해 사실상 김 전 의원의 주장에 동조, 향후 공천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총선 전략 차원에서 당내 비리연루 인사들에 대한 처리 문제를 공론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침은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부결 파문과 일부 시민단체의 `당선운동’ 선언 이후 나온 것이어서 `인적 쇄신’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야권의 반응이 주목된다.
우리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7일 “내일(8일) 열리는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윤리위원회를 정식 구성하는 대로 당내 여러가지 문제에 대한 검토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가지 문제에 비리의원 처리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사안의 성격에 따라 그럴 수 있다”고 말했으며, 징계 방안으로는 자격 정지 및 총선 공천배제, 출당 조치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리위는 당헌에 따라 설치가 의무화돼 있으나 민감한 사안이 많아 구성이 미뤄져 왔다”며 “윤리위는 당 기강 확립은 물론 (비리연루자에 대한) 제소사건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윤리위원장은 이창복 의원이 맡고 있으며, 8일 상임중앙위원회 인준을 거쳐 15인 이내 위원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유시민 의원은 “자기는 억울하다고 하나 남들 보기에 깨끗하지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 물러나면 좋겠다”면서 “윤리위를 통하거나 11일 선출되는 새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장선 의원은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에서 거액 도박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송영진 의원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면서 정치개혁을 얘기할 수 있느냐”며 출당 등 강력한 징계를 요구했다.
더구나 우리당의 경우 공천의 제1원칙을 정치개혁으로 상정하고 있는데다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의 절반을 외부인사로 배당했기 때문에 심사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어 자의든 타의든 불출마 선언 도미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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