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위헌’ 현실화 증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2-27 1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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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與 실력 저지로 위헌상태 몰고가”

선거구획정위원회 김성기 위원장 등 국회의원이 아닌 민간위원 5명은 국회 정치개혁 특위가 선거구 획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처리하지 못함에 따라 지난 27일 사퇴키로 의견을 모았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의 선거법개정안 처리 무산과 관련, 29일 국회 전원위원회소집을 추진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전원위원회 소집은 본회의에서 다수결로 처리하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져 강행시 또다시 충돌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거구획정위(위원장 김성기)의 17대 총선 선거구획정작업이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야3당과 열린우리당의 대치로 착수조차 못하고 있어 전(全) 선거구 위헌사태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1년 10월 25일 16대 총선에 적용한 국회의원 지역선거구인구상하한선(9만~34만명, 인구편차 3.88대1)에 대해 `평등권 침해’를 이유로 한정위헌 판정을 내리면서 2003년 12월 31일까지 법규개정의 유예기간을 뒀다.

올 연말까지 현 선거구를 인구편차 3대1 이내로 재획정, 위헌요소를 거둬내지 않으면 모든 선거구는 `위헌’으로 규정되게 된다.

선거구 위헌사태가 발생할 경우 선거법상 선거구 관련조항은 모두 효력을 잃게 되며, 지구당의 법적지위도 무효화돼 새로이 지구당을 창당할 수도, 기존 지구당을 개편할 수도 없게 돼 신당 창당이 불가능해 진다.

현행법에는 전체 지역구의 10분1 이상 지역(23개)에서 지구당을 창당해야 중앙선관위에 중앙당 창당을 신고·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가 없어지게 되면 재·보궐선거를 치를 수도 없게 되지만 내년 17대 총선까지는 재·보궐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일단 해소됐다.

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17대 총선 공천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이 의미를 갖지 못함은 물론, 논리적으로만 따질 때 경우에 따라선 17대 총선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또 당원 교육 및 연수 등 지구당을 매개로 한 모든 정당활동도 불법화된다. 지구당 사무원들도 직위를 상실하게 됨은 물론이다.

아울러 지역구가 없어져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이 법적인 기반을 잃게된다. 일부에서는 16대 총선이 무효화돼 지역구 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는 주장도 제기하나 소급입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난 16대 총선을 무효화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위헌 적용 이후부터 지역구 국회의원의 법적 지위에 대한 시비가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입법기관인 국회가 헌법재판소의 유예기간 부여에도 불구, 법개정을 못해 위헌을 초래했다는 `오명’을 안게 된다는 점에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과 열린우리당은 28일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 처리가 또다시 무산돼 `전(全) 선거구 위헌’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대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였다.

야3당은 “소수인 열린우리당이 다수결의 원칙을 깨고 막가파식 실력저지로 국회를 위헌상태로 몰고가고 있다”고 맹비난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선거법 무산의 책임을 `다수 야당의 횡포’로 돌리며 “지금까지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로 처리한 전례가 없다”고 표결처리 저지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목요상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이 선거구제와 의원정수 문제에 있어 확정된 안을 내놓지 않고 이랬다 저랬다 말을 바꾸면서 협상만 지연시키다가 결국 실력으로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막았다”면서 “민주주의는 대의정치가 기본인데 어떻게 지역구 늘리는 것은 개악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은 개혁이냐”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는 “국회에는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일반 원칙이 있어야 제1당인 한나라당이 제몫을 할 수 있는데 소수인 열우당이 이 원칙을 다른형태의 쿠데타인 폭력으로 깨고 국회를 위헌상태로 몰고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도 “(열린우리당이) 원하는 합의라는 것은 자기들 원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 아니냐”며 “극히 소수가 불법적이고 폭력적으로 경우에 안맞는 ‘몽니’를 부리는데 그렇게 따라가야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박주선 의원은 “전체 의원 중 1/5도 안되는 소수당이 실력으로 저지하고 국회의 정당한 업무를 마비시키고 있다”며 “선거법 협상은 소수가 양보해서 합의가 이뤄지는 것인데 실력저지·폭력사태로 열린우리당이 막는다면 나라를 망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개특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신기남 의원은 “우리는 당의 이익을 위해 야3당과 싸우는게 아니라 정치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뜻을 대변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선거법을 표결처리하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그러한 전례도 없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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