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혁명‘중진 물갈이’시동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2-27 18: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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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위원장 사퇴 잇달아

내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내부에서 공천혁명을 통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오 사무총장이 27일 `시대정리론’을 내세워 `5·6공 청산론’을 공식 제기, `중진 물갈이’가 탄력을 받을 조짐이다.

이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몇몇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을 거론, “선배들이 현명하신 분들”이라면서 “지금은 한 시대를 정리할 시간으로, `3김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는 중간 시대로 한나라당도 한 시대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우리(한나라당)는 길게는 61년 5.16 쿠데타에서 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그만둘 때까지 37년간 중심에 있었다”면서 “5·6공 사람들이 다 3공 때 사람이었기에 자기 입장에서 변명하려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근대화, 산업화, 가난 해결, 민주화 등 성취한 것도 있지만 그 가운데 부끄러운 것도 있다”면서 “인권탄압, 광주학살, 노동탄압도 있고, 이런 것들이 흘러왔기에 부패한 세력이라고 사람들이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17대(총선) 들어 한 시대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정체성으로 하는 건전하고 양심적인 보수세력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것을 보여주면 한나라당이 사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다는 게 개인적 역사의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그 결과가 뜻대로 될 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와 대표의 의지는 그렇다”라고 강조, 5·6공 청산대상에서 최병렬 대표는 제외했다.

또 그는 추가로 불출마를 선언할 당 중진들에 대해 “5, 6명 정도 된다”면서 “영남권에서 서너명이, 비영남권에서도 더러 새로운 한나라당을 위해 아름답게 용퇴하려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분들이 그런 의견을 내게 밝혔다”고 말해 중진들의 추가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한나라당이 공천규정을 확정하는 지난 26일 박헌기(67·영천), 윤영탁(70·대구 수성을)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한나라당에서 내년 총선 또는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김용환 양정규 김찬우 주진우 의원과 한나라당 출신인 박관용 국회의장까지 포함해 모두 7명으로 늘었다.

특히 박헌기 의원의 경우 초등학교 학력의 변호사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데다가 당내에서 당기위원장, 조직책선정위원장 등을 지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불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다른 중진들에게도 적잖은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이달들어 원외인 이자헌(평택 을), 이상재(공주·연기), 조일호(충남 부여) 위원장이 지구당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전국구 의원 중에서도 강창성(73) 의원을 비롯해 몇몇이 정계은퇴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이외에도 한나라당 당내에서는 영남권에서 Y, J, K, P 의원과 중부권에서 K, C, S 의원 등이 불출마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이 당 공천기준에서 전현직 의원들은 원칙적으로 비례대표에서 배제키로 한데다가 파렴치범·비리혐의자에 대해선 공천에서 제외키로 명문화함에 따라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하는 중진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부권의 한 중진은 28일 “불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중진들이 꽤 여러명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후배들에게 의해서 쫓겨나는 듯한 모양새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당내에선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있는 박재욱(65·경산·청도), 박명환(65·마포 갑) 의원과 현대비자금 관련 박주천(62·마포 을) 임진출 의원 등의 거취를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김문수 외부인사영입위원장은 “기소가 되지 않았더라도 혐의를 받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배제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영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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