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 ‘풀베팅’ 한듯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2-13 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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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회창후보 부동의 1위 고수 ◇왜 11월에 한나라당에 집중됐나 = 검찰조사에 따르면 삼성은 10월말부터 11월중순까지 3차례에 걸쳐 152억원을, LG는 11월 22일 차떼기 방식으로 단번에 150억원을, SK는 11월 22일부터 26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100억원을, 현대자동차도 11월에 100억원을 한나라당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무엇보다도 당시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일화 훨씬 이전인 11월 5일 동아일보(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 이하 괄호안은 조사기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회창-정몽준-노무현 3자 대결시 이 후보는 36.0%의 지지율로 각각 22.4%, 16.8%에 그친 두 후보를 크게 앞질러 일찍부터 유력한 당선주자로 거론됐다. 다른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는 그대로 입증됐다.

뿐만아니라 노 후보로 단일화된 상황을 가정한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41.4% 대31.6%로 10% 포인트 가까이 앞섰고 이후 7일 문화일보·YTN(TNS) 조사, 9일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각각 44.4% 대 41.7%, 47.4%대 36.0%로 나타나 이 후보의 리드를 뒷받침했다.

또 한참 후인 18일 중앙일보(자체) 조사에서도 46.2%대 37.8%로 조사돼 이 후보의 대세론을 뒷받침했다. 특히 당선가능성 조사에선 이 후보가 최고 80%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11월 24일 노·정 단일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당선이 유력했던 이 후보에게 재벌들이 `풀베팅’했지 않았느냐는 해석이다. 특히 10월말 한나라당 중앙당 후원회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당 재정위원장이었던 최돈웅 의원은 SK 비자금 사건이 불거진 직후 기자회견에서 “후원회를 앞두고 100대 기업에게 전화를 걸어, 후원금 지원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11월 27일 후보등록과 함께 공식선거전에 돌입하게 되면 정당연설회 등 본격 유세전을 벌이게 돼 자금수요가 많아진다는 점을 고려, 한나라당이 실탄확보에 나섰고, 기업들도 `당선유력후보’라는 위세에 눌러 뭉칫돈을 건넸을 것으로 유추된다.

특히 김대중 정부시절 재벌들이 여당인 민주당측에 후원금을 집중 기부했다는 점이 재벌들에겐 `정치보복’에 대한 우려감을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측엔 대선자금을 제공하지 않았나 = 그러나 단일화 직후인 25일부터는 시너지 효과로 모든 조사에서 노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기 시작하는 지지도역전현상이 발생했다. 더욱이 이후 선거일까지 이 후보는 단한번도 노 후보를 앞서지 못했다.

11월 25일 문화일보·YTN(TNS)조사에서 노 후보가 48.2%로 39.1%에 그친 이 후보를 지지도면에서 역전시켰으며 비슷한 시기 실시된 중앙일보(41.8% 대 33.2%), KBS(43.5% 대 37.0%), MBC(42.1% 대 35.8%), SBS(45.7% 대 38.6%) 조사에서도 그대로 굳어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비록 액수의 차이는 있다고 하더라도 노 후보 캠프에도 이후 재벌의 뭉칫돈이 전달됐을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측에 거액을 미리 건넸던 기업들이 `보험금’ 성격의 돈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실제로 SK는 12월 6일 계열사 명의로 15억원을 낸 뒤 대선 이틀 전인 17일 추가로 10억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으며 삼성도 12월에 임원들 명의로 3억원을 편법 지원한 것으로 밝혀져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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